머나먼정글 잡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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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잡설록 (공지 필독!!!)
by 머나먼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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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간의 공백을 깨고 전역 후 처음 가본 코믹월드. 세상은 정말로 많이 변해 있었다. 그리고 나도 변해 있었고. 하지만 지름신은 여전히 나의 발목을 잡고 놓아 주지를 않았으니...

어쨌든 1층부터 차례대로 부스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대체로 여성향 부스가 많아서 그다지 건질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1층에서는 그랬다. 대체로 나루토, 디그레이맨, 오란고교 호스트부 등이 강세였고, 비록 그 세력이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2004년 당시 '원내 1당(???)' 의 자리를 차지했던 하가렌(강철의 연금술사)도 여전한 소재가 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글 제목으로도 패러디한 코드기어스...는 민족 감정 문제 때문인지 내가 찾은 부스는 겨우 한 곳 정도였다.

그리고 몇몇 특이한 사례들도 눈에 띄었다. 박지성이나 김남일 등 축구선수나 정재영, 신하균 등 영화배우를 소재로 한 동인집단도 보였고, 무엇보다 이글루 블로그 사용자들이 2층에 쪼르르 모여 '이글루 거리' 비슷하게 자리잡은 것이 이색적이었다.

진정한 지름신의 포스는 2층에서 느껴졌다. 항상 들르는 단골 부스인 '로리꾼의 아뜨리에' 에서는 스즈미야 하루히를 비롯해 스쿨럼블 팬시들을 지를 수 있었다. 리니지 플레이포럼에서 '도주공주' 라는 웹툰을 연재 중이며, 서코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진도에서 올라오는 이 전남 사나이는 장사가 안된다고 우는 소리를 했지만, 들어보니 마X쉐도 갔다오고 PSP도 있다고 해서 괜시리 말도 안되는 부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쨌든 단골이라고 깎아준거 고맙습니다.)

이 때까지는 '정말 살 것 없다' 라는 생각 뿐이었다. 기껏해야 포켓 게이머즈에서 4컷만화를 연재 중인 nekohand씨엉망진창씨의 슈로대 동인지 정도가 '예비 명단' 에 올라와 있는 정도였는데, 로리꾼 화백과 잡담을 하고 나서 다시 2층 나머지 부스를 돌다가 예의 '이글루 거리' 를 발견했다.

이글루 부스는 대략 너댓 개 되었는데, 그 중 '양철공방' 에서 '사방신' 이라는 창작 캐릭터북을 발견했다. 주작, 백호, 청룡, 현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캐릭터들이었는데, 여기서부터가 진정한 지름의 시작이었다.

두 번째로 찾은 부스는 가장 많은 출혈을 기록한 'I.D.' 의 부스였다. 이글루스 피플에도 등단한 바 있고, 만화/애니 관련 글들을 모아 매거진 형식으로 올리고 있는 새드카페님이 속해 있는 인터넷 보이스 드라마 제작팀이었다. 회지 겸 대본과 드라마 CD 두 장을 10000원에 묶어서 팔고 있었는데, 조금 망설이다가 '혹시 드라마 BGM 작곡가로 들이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무모한 생각에 결국 지르고 말았다.

드라마 CD 영역이라면 기껏해야 야마자키 다카코의 만화 '보이!' 의 것밖에 듣지 못한 나로서는 꽤 위험부담이 큰 선택이었지만, 그래도 이러한 경험이 나중에 음악 창작에 결코 부정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확실히 시대는 팔방미인을 원한다. 작곡의 영역에서도.) 뭐 정말 필이 꽂히면 팀에도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뒤이어 도리+미유님이 만든 '그녀의 고양이' 라는 회지, 마비노기 팬픽인 'Milesian 0.5lv(kaito*break 작)', 가방이 필요해 산 스즈미야 하루히 쇼핑백(포스터 포함. rupa 작) 등이 뒤를 이었다. 그리고 예비 명단에 있던 슈로대 동인지도 결국 구입했다.

마비노기 유저도 아닌 내가 왜 그 쪽 동인지를 질러야 하는지 선문답 독백을 하다가 나오가 글래머여서라는 해답을 막 찾은 직후, 약도에도 없는 것 같은 어떤 부스가 또 발견되었다. 역시 마비노기 팬픽인 '마냥노기' 두 권을 파는 부스였는데, 샘플로 붙여 놓은 그림 몇 개가 상당히 낯익은 것이었다. 그래서 책을 한 번 보니까...


이거 서영웅씨 그림이잖아.


어라? 손희준씨 그림도 있네.


응?! catty씨도?!!


*catty씨는 현재 뉴타입 독자 코너란에 매달 'NT통신' 을 연재 중임.

물론 전적으로 내 추측일 뿐이었고, 닉네임은 catty씨를 제외하고는 '빨간호랑이' 와 '울파' 라는 필명이라 그 진위를 확인하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관련 홈페이지 주소도 일체 없었고. 하지만 어제(토요일) 손희준 화백의 사인회가 있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마 맞을 것 같다.

결국 이 '마냥노기' 두 권을 기점으로 40000원이 거의 홀랑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 양적으로는 예전의 코믹 때보다는 훨씬 덜했지만, 동인지 위주로 구입한 터라 돈이 그만큼 많이 빠져나간 것 같다. (드라마 CD도 있었고) 팬시는 로리꾼의 아뜨리에에서 산 것이 전부였고, 그 외에는 채운국 이야기 스티커(부스 불명) 한 장과 'Milesian...' 에 덧붙여 산 나오 팬시 하나 정도가 고작이었다.

상품을 구입한 부스들을 보면 이글루 부스라고 표시한 곳 외에도 이글루 블로그 사용자들이 대다수여서, 역시 이 바닥에도 동인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심지어 '그녀의 고양이' 를 구입한 부스에서는 이글루 블로거 중 유명인 반열에 드는 편의점 평론가 채다인씨까지 볼 수 있었다.)

하여튼 마비노기 '프로 동인지' 의 쇼크,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홀랑 날려버렸다는 쇼크와 공복 속에 aT센터를 빠져나왔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못사서 아쉬운' 품목은 없었다. 그나마 조금 신중해진 탓일까? 단순히 마음에 든다고 한 번에 질러대는 성급함은 많이 사라졌고, 찍어놓은 품목도 다시 보면 그다지 마음에 안들거나 코드가 맞지 않아 철회하는 일도 많아졌다. (...하지만 지름의 본질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OTL)

그리고 결론: 이제 내게 남은 통장 잔고는 약 2만원 정도...내일부터 알바 돌입이닷! 기다려라 12월 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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