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이 포스팅에서처럼 8호선 수진역 지하상가에 있었지만, 그 가게는 아들에게 넘기고 다시 서울로 상경해 가게를 차렸다고 한다. SETEC에서 서울 코믹월드가 개최될 때 돈이 남으면 한 번 들러보는 곳이 되었는데, 정작 사진도 찍어본건 지난 번 8월 서코 때가 처음이었고.
위치 빼고는 맛이나 분위기 등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접근성도 지하철 기준으로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학여울역에서 멀지 않은 대치역 3번출구로 나와 오른쪽을 보면 좀 오래되어 보이는 은마아파트 상가 건물이 나오는데, 거기서 가장 가까운 지하상가 출입구로 내려가면 된다. 아래 짤방에서처럼 잘 보이는 곳에 간판도 걸려 있어서, 초행길인 사람도 헤맬 염려가 별로 없고.
내려가자마자 계속 몇 발짝을 걷다 보면, 아래와 같이 가게 앞이 나온다. 칸막이를 대고 주방으로 만든 곳인데, 앞에 빵가루 포대며 여러 식재료들이 쌓여 있다. 왼쪽 귀퉁이에 붙여놓은 것처럼 하이라이스라는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어 있었는데, 아직 먹어보지는 못했다.
상가 공간이 협소해서인지, 테이블은 수진역에 있을 때보다는 적어졌다. 그리고 식재료 가격 인상과 함께 음식값도 올라갔고. 작년 1월 메뉴판과 비교해 보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저때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무튼 그랜드 크로스 ㅆㅃㄹㅁ lllorz).
어쨌든 순전한 부주의와 착각으로 배춧잎 한 장이 남았기 때문에, 좀 무리를 해서 스파게티와 돈까스가 같이 나오는 스페셜 메뉴(7000\)를 시켰다. 기다리고 있으니 역시나 새송이버섯을 잘게 썰어넣은 수프가 먼저 나왔다.
꽤 배고픈 상태였지만, 뜨뜻한 수프를 다 먹고 나니 허기가 좀 가시는 효과가 났다. 하지만 이어 나온 음식 접시를 보고는 꽤 놀랐는데, 돈까스만 담는 것보다 더 큰 접시에 꽤 많은 양의 음식이 담겨 나왔다.
처음 먹어본 스파게티는 수프에도 들어있던 새송이버섯과 양파, 당근, 애호박 등 야채와 면이 버무려진 모양이었는데, 꽤 깔끔한 맛이었다. 다만 흥건한 돈까스 소스와 같이 나오다 보니 스파게티 소스의 맛이 거기에 좀 잠식돼서 뒤엉킨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는 점이 좀 아쉽고. 돈까스는 예전 맛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먹으면서도 꽤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밥알이며 소스고 할 것 없이 가능한한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긁어먹었다. 완식에 대한 보상인지 어쨌는지, 그릇을 치우러 온 아주머니가 조그마한 막대사탕 하나를 테이블에 놓아주셨다(그릇 옆 냅킨에 놓여져 있는 것). 연초에 한 달이나 걸리고 100만원 가까이 소비된 이빨 대공사의 여파로 사탕류는 거의 안먹고 있지만, 공짜로 주어진 것이니 감사히 입에 넣고 쭉쭉 빨면서 돌아왔다.
가격 대폭 인상은 정말 아쉽지만, 어쨌든 맛은 별로 변함이 없으니 SETEC 갈 일이 있으면 종종 찾아가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주인이 바뀐 수진역의 분점도 한 번 찾아가고 싶기는 한데, 일단 재정 상태를 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