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엔카를 이렇게도 연주하는 일본.

머나먼정글 2007. 1. 30. 21:58
일본의 소위 '엔카' 라는 장르는 내게 있어서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감정을 가지게 한다. 초기 엔카의 거장이었던 고가 마사오가 식민지 조선에서 잠깐 살았던 것을 가지고 '트로트=한국적인 음악' 이라고 주장하는 개콘 레귤러급 인사들이 아직도 그 힘을 잃지 않고 있으며, 그들이 그 힘의 기반으로 삼는 왜곡된 역사 해석과 인식 또한 제대로 무너뜨리지 못한 이 나라의 쓰디쓴 현실이 되새김질되는 효과를 낳는 것이다.

뭐 역사 이야기를 계속 주절대 봤자, 지난 번 어떤 글에서 비로긴한 채 들어와서는 괴상한 말을 웅얼거리고 갔던 어떤 분을 비롯한 '고고하신' 계층에서 또 까댈 것이 분명하니, 바로 본 주제로 넘어가겠다.

고가 마사오가 태평양전쟁 이전의 엔카 작곡가들을 대표한다면, 전후의 거물로는 요시다 다다시(吉田正, 1921-1998)를 꼽는 일본인들이 많은 것 같다. 실제로 요시다는 사후 일본에서 매우 명예로운 상이라는 '국민영예상' 을 받았는데, 엔카 계에서 이 상을 받은 인물은 고가 마사오와 요시다 둘 뿐이라고 한다. 그 만큼 일본인들의 정서를 대변한 인물이라는 증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