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레어 애청곡선-59.카스텔누오보-테데스코

머나먼정글 2006. 12. 11. 00:53
흔히 '작은 오케스트라' 라고 불리는 악기가 기타이며, 기타 음악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도 바로 에스파냐의 것들이다. 실제로 기타는 캐스터네츠와 함께 플라멩코 음악에 절대 빠지지 않는 악기이며, 타레가와 소르를 비롯한 에스파냐 작곡가들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모음곡 '위안' 등의 기타 독주 명곡을 남겼다.

'작은 오케스트라' 라는 기타를 오케스트라와 합주시키는 작품도 간간히 있었는데, 바로크 시대에서 초기 고전주의 시대로 넘어가던 시대가 현대 기타의 개량이 이루어지던 시기였기 때문인지 이 때 '기타 협주곡' 으로 불릴 만한 작품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줄리아니나 카룰리 등의 작품이 그 대표적인 예로 손꼽힌다.

*주의할 점: 줄리아니나 카룰리 이전의 작곡가들, 그러니까 비발디 같은 작곡가들의 '기타 협주곡' 음반이 나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협주곡은 원래 기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류트(lute) 독주용 작품들이었다.

그보다 훨씬 이전인 르네상스 시대의 루이스 밀란 같은 작곡가들의 작품도 비우엘라(vihuela) 용이었던 것을 후대의 기타리스트들이 편곡하거나 일부 다듬어서 연주하는 것이다.

하지만 줄리아니 시대나, 타레가 시대나 기타는 아직까지 개량 단계를 거치고 있던 '불완전한' 악기였다. 그 때문인지 기타 협주곡의 명맥도 끊겨 있었으며, 이것을 20세기에 다시 리바이벌한 것이 바로 로드리고의 '아란후에스 협주곡' 이었다. 클래식 기타리스트라면 거의 모두가 한 번씩은 연주하는 초명곡인데, 이병우가 이 곡을 전주시향과 협연한 것도 두 번 들을 수 있었다.

로드리고의 곡이 20세기 최초의 기타 협주곡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기는 하지만, 로드리고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르에 도전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인 마리오 카스텔누오보-테데스코(Mario Castelnuovo-Tedesco, 1895-1968)라는 좀 긴 이름의 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