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레어 애청곡선-57.텔레만

머나먼정글 2006. 11. 27. 01:51
바로크 시대를 돌이켜 보았을 때, 현재 '음악의 아버지' 라는 꽤 부담스러운 칭호를 가지고 있는 이가 바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다. 그보다는 좀 격이 떨어지고 매우 BL틱한(?????) '음악의 어머니' 는 조지 프리데릭 헨델이 꼽히며, 이 두 작곡가의 작품은 지금도 매우 어렵잖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바흐와 헨델이 살아있던 시절에는 그 도전과 실험 정신 때문에 작곡가로서 그다지 인정을 못받거나(바흐), 지금은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보논치니 같은 작곡가와 힘겨운 파벌 싸움을 벌이는 등(헨델) 상당히 고단한 역정이었다고 한다. 오히려 당대에 바흐와 헨델을 능가하는 명성의 작곡가들 중 한 사람이 독일의 게오르크 필립 텔레만(Georg Philipp Telemann, 1681-1767)이었다.


텔레만은 바흐와 헨델과는 달리 음악 창작에 있어서 모험을 즐기지 않았으며, 또 파벌 싸움이나 이권 다툼에도 그다지 관여하지 않았던 '안전빵 인생' 을 살았던 사람이었다. 작곡 속도도 무척 빨랐고, 심지어 손이 악상을 따라가지 못할 지경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당시로서는 징하게 오래 살기까지 해서-86세까지 살았으니까, 요즘 관점으로도 대단하다-, 텔레만 작품 전집을 출판하고 있는 독일 출판사가 아직까지도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텔레만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곡은 아마 웬만한 트럼펫 주자들이라면 으레 연주하는 트럼펫 협주곡이 있겠고, 그 외에는 전형적인 '접대용 음악' 인 식탁 음악 시리즈라던가 이번에 소개할 모음곡(서곡) '함부르크 조수의 간만(Hamburger Ebbe und Flut)' 등 몇 곡이 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