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특별 기획(?): 모차르트 주물럭-1

머나먼정글 2006. 10. 30. 20:38
*웬만큼 세상사에 관심 없이 초탈한 사람만 아니라면야, 올해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서거 200주년(1991)이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음악에 관한 장광설을 배설해대는 이 곳에서도 그 대목에 한몫 잡아 보려고(???) 특별 기획을 준비해 보았다. 고기에 양념을 가해서 마구 주무른 뒤 구워 먹는 주물럭처럼, 모차르트가 생전에 날것으로 방치한 몇몇 자료를 재구성하려고 시도한 사례 세 가지를 소개할 예정.

많은 음악도들에게 존경의 대상이자 질시의 대상이기도 한 것이 모차르트의 재능이었고, 지금도 그러한 것 같다. 베토벤이나 브람스는 잘 연주하면서 모차르트 곡만 다루면 젬병이 되는 연주가들도 많고, 반대로 모차르트는 기가 막히게 잘 연주하면서 다른 작곡가의 작품에 손을 대면 실패하는 연주가들도 많다. 그만큼 '모차르트' 라는 이름이 가진 흡인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당대에도 모차르트는 '신동' 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는 역시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 레오폴트의 적극적인 홍보 때문이었다. 덕분에 모차르트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돌아다니며 피아노와 작곡의 천재로서 이름을 날렸고, 머무르는 지역의 음악 스타일을 놀라울 정도로 완벽히 습득해 자신의 창작에 반영했다. 특히 1763~64년의 런던 방문은 모차르트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이벤트였는데, 당시 런던을 주름잡던 작곡가 중 한 사람인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제바스티안 바흐의 막내아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어린 모차르트가 가장 눈여겨본 크리스티안 바흐의 작품은 바로 교향곡이었는데, 결국 그의 첫 교향곡은 런던에서 쓰여지고 연주되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물론 그의 후기 3대 교향곡 같은 걸작에 비하면 좀 유치한 티가 많이 나는 습작밖에 되지 않지만, 이러한 습작을 불과 8살 때 썼다는 것을 생각하면 진짜 돌아버릴 지경이다. 교향곡 외에도 모차르트는 영국 여왕에게 헌정한 소나타집을 비롯한 여러 곡을 런던 체류 기간 동안 작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