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잊혀진 명연-5.환상교향곡

머나먼정글 2006. 10. 26. 00:18
*10월 26일 자정 부로 완전 민간인이 되었습니다. 그 기념으로 올리는 것인데, 군대에 있을 적에 쓴 것이라 그런지 좀 격세지감이 느껴지는군요. 어쨌든 약간의 수정만 보고 올립니다.

군대가기 전에 많이 만났던 작곡가 김대성씨-참고로 최근 김혜린 원작 만화로 뮤지컬을 작곡/상연한 바 있음-는 서양음악으로 시작했다가 민족음악을 터득해 퓨전을 시도하고 있는 작곡가이다. 그 분이 극찬하던 서양 작곡가들은 주로 베토벤이나 말러 같이 독일 계통의 영생불멸 인사들도 있었지만, 몇몇 매니아들이나 알 만한 사람들-예로 그리스 작곡가인 엘레나 카라인드루-이나 다케미츠 도루 등도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말을 해주셨다.

"베를리오즈(Hector Berlioz, 1803-1869)만큼 천재적인 작곡가도 없어. 환상교향곡(Symphonie Fantastique)만 해도, 그 곡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광기 같은 것에서 그러한 면이 보인다는 말이지."

이지적이고 분석적인 시각이 주를 이루는 요즘 음악씬에서는 '오바쟁이' 의 대표로 꼽힐 정도로 찬밥 신세가 된 베를리오즈라지만, 그가 과연 그렇게 씹히고 다닐 정도로 중요성이 떨어졌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가 '레퀴엠' 이나 '테 데움' 같은 종교곡을 너무 요란하고 과장되게 썼다고는 해도, 그 곡들이 근/현대 관현악법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주춧돌이 된 것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