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잡설
이런저런 이야기.
머나먼정글
2005. 8. 30. 22:28
뭐 6월 중순에 이미 나왔기 때문에 크게 변한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부대 자체는 엄청나게 '변했지만' 말이죠.
('변했다' 라는 말은 '부대에 안좋은 일이 크게 두 번 터졌다' 라는 의미이니 나름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만...;W;)
어쨌든 참 어수선하고 엄혹한 시기에 나온 휴가라서 그런지 만감이 교차합니다. 물론 9박 10일이라는 시간은 참 소중하다는 것을 감안하고, 미친듯이 놀고 퍼질듯이 쉬고 갈 예정입니다.
그 동안 별 일은 없었지만...이라고 말하면 거짓말이고, 휴가 복귀 후 이런저런 커다란 사고들이 있었죠. 모 사단에서는 일병 한 놈이 수류탄 까고 총질해서 8명이 숨진 사건이 있었고, 또 어떤 해안 경비 사단에서는 무기 뺏겨서 난리나고. 물론 저희 사단과는 별 관계 없었지만, 중앙 언론에 대서특필된 사건사고들이었으니 부대에도 이런저런 영향을 끼쳤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입대하고 처음 '포를 쏴본' 훈련을 뛰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체 오래된 무기인데다가 화력도 다른 포들보다 당연히 떨어져서 '105mm=똥포' 라고 하는 공식이 있는 까닭에, '정말 이 포, 쏘면 나가기나 할까' 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잘만 나가더군요. 포수로서 포탄을 장전하고 사격 후 포신 속의 가스를 불어 없애는 역할을 했던 저로서는 소중한 귀가 먹을까봐 방아쇠를 당길 때는 일부러 귀를 다 막긴 했지만 말입니다.
(포탄 사격 후에는...그다지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군요. 날밤 새고 전투휴식한 낮에는 모기에게 30군데도 넘게 뜯기기도 해서 말이죠...;W;)
날씨로 말하자면...그다지 덥지는 않았습니다. 많이 올라가 봤자 32도 정도? 게다가 지금은 야간근무 설 때나 아침점호 취할 때는 야전상의 없이 나가면 직방으로 감기걸릴 정도입니다. 산간지방이라서 그런지 이번 여름은 그럭저럭 잘 넘어갔는데, 겨울이 문제죠...OTL
동생이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라는 오클랜드로 어학 연수를 떠나고 난 터라 집은 꽤 허전합니다. 도착해서 점심도 저녁도 아닌 어중간한 시간에 어머니랑 식사를 했는데, 집에 두 명밖에 없어서 밥을 조금밖에 하지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꽤 고독하셨을 것 같아서 출산드라님의 계시따라 기꺼이 밥통 다 비워드리고, 느즈막한 오후에는 풍월당을 찾아가 봤습니다.
휴가가 꽤 길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한 일정을 수첩에 빽빽히 적어 가지고 나왔는데, 첫날에 가기로 한 곳인 데다가 중요한 앨범을 꼭 사야 하는 상황이라서 좀 서둘렀습니다. 물론 그 노력은 헛되지 않아서, 지름신의 강림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1949-54 잘츠부르크 관현악 연주회 전집. Orfeo d'Or 8CDs
ⓟ 2004 Orfeo International Music GmbH
작년 말에 푸르트벵글러 서거 50주년이라서 이런저런 앨범들이 많이 나왔는데, 독일 음반사 오르페오에서는 푸르트벵글러가 말년에 집착하다시피 했던 잘츠부르크 음악제 때의 관현악 연주회(Orchesterkonzert) 실황을 모아서 8장짜리 세트로 내놓았더군요. (가격은 7만원 대라서 그나마 다행)
게다가 이번 세트에서는 그 동안 참 듣기 힘들었던 스트라빈스키의 '3악장의 교향곡' 과 멘델스존의 서곡 '핑갈의 동굴' 이 있어서 구입을 벼르던 음반이었습니다. 다른 레퍼토리들은 기존의 잘츠부르크 실황 앨범들-EMI와 오르페오에서 나왔음-과 거의 중뷁이었지만, 그래도 음질 개선에 꽤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서 기분 좋게 듣고 있습니다.
(단지, 일본에서 비정규반으로 나온 1947년의 브람스 교향곡 1번 실황이 빠진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베토벤: 교향곡 제 5번+바이올린 협주곡(볼프강 슈나이더한 독주). DG Eloquence
ⓟ 2004 Universal Music Group
푸르트벵글러의 단골 레퍼토리였던 5번은 1947년 5월 27일의 실황인데, 이미 일본 폴리그램판으로 사놓고 듣는 상황이라서 별 메리트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 음반을 사게 된 이유는 같이 들어 있는 협주곡(1953년 5월 18일 실황) 때문이었는데, 이로써 푸르트벵글러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음원 모두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1악장 카덴차가 흔히 쓰이는 요아힘이나 크라이슬러의 것이 아닌 다른 것인데, 슈나이더한이 이후 요훔과 함께 했던 스튜디오 녹음 때 썼다는 피아노 협주곡 편곡판 카덴차인지 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오늘의 폭식과 지름은 간결하게(???) 끝났는데, 앞으로 쌓인 과제들이 꽤나 많아서 걱정 아닌 걱정 중입니다. 일단 오늘은 일찍 자고 봐야겠군요. 일찍이래봤자 이미 부대에서는 점호 끝났을 시간이지만 말입니다.
('변했다' 라는 말은 '부대에 안좋은 일이 크게 두 번 터졌다' 라는 의미이니 나름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만...;W;)
어쨌든 참 어수선하고 엄혹한 시기에 나온 휴가라서 그런지 만감이 교차합니다. 물론 9박 10일이라는 시간은 참 소중하다는 것을 감안하고, 미친듯이 놀고 퍼질듯이 쉬고 갈 예정입니다.
그 동안 별 일은 없었지만...이라고 말하면 거짓말이고, 휴가 복귀 후 이런저런 커다란 사고들이 있었죠. 모 사단에서는 일병 한 놈이 수류탄 까고 총질해서 8명이 숨진 사건이 있었고, 또 어떤 해안 경비 사단에서는 무기 뺏겨서 난리나고. 물론 저희 사단과는 별 관계 없었지만, 중앙 언론에 대서특필된 사건사고들이었으니 부대에도 이런저런 영향을 끼쳤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입대하고 처음 '포를 쏴본' 훈련을 뛰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체 오래된 무기인데다가 화력도 다른 포들보다 당연히 떨어져서 '105mm=똥포' 라고 하는 공식이 있는 까닭에, '정말 이 포, 쏘면 나가기나 할까' 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잘만 나가더군요. 포수로서 포탄을 장전하고 사격 후 포신 속의 가스를 불어 없애는 역할을 했던 저로서는 소중한 귀가 먹을까봐 방아쇠를 당길 때는 일부러 귀를 다 막긴 했지만 말입니다.
(포탄 사격 후에는...그다지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군요. 날밤 새고 전투휴식한 낮에는 모기에게 30군데도 넘게 뜯기기도 해서 말이죠...;W;)
날씨로 말하자면...그다지 덥지는 않았습니다. 많이 올라가 봤자 32도 정도? 게다가 지금은 야간근무 설 때나 아침점호 취할 때는 야전상의 없이 나가면 직방으로 감기걸릴 정도입니다. 산간지방이라서 그런지 이번 여름은 그럭저럭 잘 넘어갔는데, 겨울이 문제죠...OTL
동생이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라는 오클랜드로 어학 연수를 떠나고 난 터라 집은 꽤 허전합니다. 도착해서 점심도 저녁도 아닌 어중간한 시간에 어머니랑 식사를 했는데, 집에 두 명밖에 없어서 밥을 조금밖에 하지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꽤 고독하셨을 것 같아서 출산드라님의 계시따라 기꺼이 밥통 다 비워드리고, 느즈막한 오후에는 풍월당을 찾아가 봤습니다.
휴가가 꽤 길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한 일정을 수첩에 빽빽히 적어 가지고 나왔는데, 첫날에 가기로 한 곳인 데다가 중요한 앨범을 꼭 사야 하는 상황이라서 좀 서둘렀습니다. 물론 그 노력은 헛되지 않아서, 지름신의 강림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 2004 Orfeo International Music GmbH
작년 말에 푸르트벵글러 서거 50주년이라서 이런저런 앨범들이 많이 나왔는데, 독일 음반사 오르페오에서는 푸르트벵글러가 말년에 집착하다시피 했던 잘츠부르크 음악제 때의 관현악 연주회(Orchesterkonzert) 실황을 모아서 8장짜리 세트로 내놓았더군요. (가격은 7만원 대라서 그나마 다행)
게다가 이번 세트에서는 그 동안 참 듣기 힘들었던 스트라빈스키의 '3악장의 교향곡' 과 멘델스존의 서곡 '핑갈의 동굴' 이 있어서 구입을 벼르던 음반이었습니다. 다른 레퍼토리들은 기존의 잘츠부르크 실황 앨범들-EMI와 오르페오에서 나왔음-과 거의 중뷁이었지만, 그래도 음질 개선에 꽤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아서 기분 좋게 듣고 있습니다.
(단지, 일본에서 비정규반으로 나온 1947년의 브람스 교향곡 1번 실황이 빠진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 2004 Universal Music Group
푸르트벵글러의 단골 레퍼토리였던 5번은 1947년 5월 27일의 실황인데, 이미 일본 폴리그램판으로 사놓고 듣는 상황이라서 별 메리트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 음반을 사게 된 이유는 같이 들어 있는 협주곡(1953년 5월 18일 실황) 때문이었는데, 이로써 푸르트벵글러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음원 모두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1악장 카덴차가 흔히 쓰이는 요아힘이나 크라이슬러의 것이 아닌 다른 것인데, 슈나이더한이 이후 요훔과 함께 했던 스튜디오 녹음 때 썼다는 피아노 협주곡 편곡판 카덴차인지 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오늘의 폭식과 지름은 간결하게(???) 끝났는데, 앞으로 쌓인 과제들이 꽤나 많아서 걱정 아닌 걱정 중입니다. 일단 오늘은 일찍 자고 봐야겠군요. 일찍이래봤자 이미 부대에서는 점호 끝났을 시간이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