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잡설

돌아왔습니다.

머나먼정글 2005. 2. 14. 14:29
예, 물론 완전히는 아니고, 100일 위로휴가를 112일 만에 왔습니다.

동서울 터미널에 내릴 때부터 무척 어색했는데, 집에 들어와서 부터가 실감이 나는군요.

자대는...여차저차 하다 보니까 포병이 되었고, 강원도의 모처에서 X뺑이 중입니다.

포병은 이동도 차타고 하네 어쩌네 해서 좀 안도감이 들었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힘들긴 힘듭니다. 2차대전 때도 썼던 구식 105mm 곡사포-송승헌도 이 포를 운용하는 부대에 전입했다고 들었습니다만-라서, 포를 한 번 쏘려면 사람이 직접 들고 옮겨야 하니 이게 좀 빡셉니다. 그리고 곡괭이질+망치질+삽질 3단 노가다 기술도 익혀야 하니 체력적인 문제가 항상 뒤따릅니다.

내무생활은...열심히 하기는 하는데 훈련과 마찬가지로 아직 이래저래 서툴러서 혼나고 비웃음당하는 것은 이등병으로서 겪는 일과라고 그냥 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령이 없어서 그럴 때면 괜히 자책감도 들고, 기분이 안좋은 건 사실입니다.

덧붙여 선/후임 복이 없는 데다가, 이등병만 거의 30명 가까이 되는 터라 상병 꺾이고도 편하지 않을 거라는 게 문제입니다. 한 마디로 '꼬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나마 친구가 같이 있어서 의지가 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 자신의 의지와 노력에 달린 것이 군 생활이니 앞으로도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생각으로 따지면...지금은 힘들고, 앞으로도 힘들 것 같습니다. 날이 풀리면서 이런저런 훈련-유격 포함-이 다가오니까 말이죠. 자세한 건 또 시간 나면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