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괴 아이템 발견.

머나먼정글 2004. 10. 22. 21:30

독일 아마존 사이트에서 푸르트벵글러 CD를 검색하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정체 불명의 일제 CD.

일본 아마존을 다시 찾아가 보니까, 푸르트벵글러가 1953년에 로마 RAI(이탈리아 국영 방송) 교향악단과 합창단을 지휘해서 녹음한 바그너의 4부작 악극 '니벨룽겐의 반지' 하이라이트 음반이라고 한다.

음원 보유사인 EMI의 일본 자회사 도시바 EMI가 일부 들을만한 대목의 저작권을 빌려오고, 거기에 마츠모토 레이지가 이 악극에 관해 쓴 에세이를 첨부해서 발매한 CD라고 한다. 마츠모토가 예전부터 이 악극을 소재로 만화를 그려오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음반 형태로까지 선보였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니벨룽겐의 반지' 는 전곡을 다 들으려면 적어도 13시간은 바쳐야 하는 방대한 작품이므로, 이렇게 압축해서 나온 음반들은 예전부터 있었다. 특히 유명한 것으로 게오르그 솔티 지휘의 빈 필 녹음에 영국 음악학자 데릭 쿡의 해설을 곁들인 데카 음반을 들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푸르트벵글러의 '반지' 라면 이미 1950년에 밀라노에서 녹음된 전곡 실황을 가지고 있으므로, 굳이 살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일본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니 더욱 그렇다.

(단지, 마츠모토 작품의 이미지를 감안하면 푸르트벵글러 보다는 크나퍼츠부슈의 음원을 쓰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