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레어 애청곡선-49.뤼지니

머나먼정글 2004. 10. 20. 19:34
발레 공연 같은 포스터를 보면 항상 제일 크게 나오는 사람은 안무가 아니면 프리마 발레리나(혹은 발레리노)다. 춤을 반주해 주는 음악가나 단체는 포스터 아래쪽에 '짱박혀' 있거나, 심한 경우에는 생략되기까지 한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춤이라는 것에 천성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지금까지 발레 공연은 커녕 그 비디오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도 지금까지 전곡을 들은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다.

하지만 예외는 어디에든 존재하는 법. 아직까지 공연은 본 적이 없지만, 발레 음악을 담은 음반은 몇 종류 갖추고 있다. 특히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은 수업 시간 때의 분석을 위해 음반을 샀다가 거의 '중독된' 경우에 속한다. 그리고 자크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작품들을 발레용으로 편곡한 마뉘엘 로장탈의 곡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종종 듣고 있다.

고등학교 때 쇼팽 원곡의 발레 '르 실피드' 를 듣기 위해 나온 지가 꽤 된 CD를 한 장 샀는데, 오히려 '실피드' 보다도 더 많이 듣게 된 곡이 들어 있었다. 알렉상드르 뤼지니(Alexandre Luigini, 1850-1906)의 '이집트의 발레(Ballet égyptien)' 라는 작품인데, 발레곡으로서는 20분 약간 넘는 길이의 짧은 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