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서태지 심포니 관계자, 이런걸 해명이라고 하셨음? 꽤 웃겼음.
머나먼정글
2008. 9. 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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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조목조목 읽고 까보고 씹어보겠다.
1. 타이틀 지상주의는 누가 만들었는가.
댁들 아닌가? 솔직히 서태지라는 이름값만으로도 성공이 보장되어 있는 공연이라고 해도 될 만큼 홍보 효과는 충분하다. 문제는 거기에 유명 클래식 관현악단 내한이라는 또 하나의 권위를 더해 홍보하려던 것이었다. 권위를 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진 사실을 사용해야 했지만, 댁들은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문제의 핵심을 관현악단의 정체에서 톨가 카쉬프의 편곡 역량으로 슬그머니 넘겨버리려는 의도 또한 좋게 봐줄 수 없다. 물론 카쉬프야 전작 '퀸 심포니' 를 통해 상업적 역량을 보여주었던 만큼, 그 편곡 역량에 대해 내가 까고 자시고 할 것은 없다. 하지만 자신들의 오류에 대해 솔직히, 그리고 깨끗하게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 만큼은 도덕적인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꼭 클래식이고 대중음악이고를 떠나서, 한국 음악계는 그 동안 애매한 호칭의 관현악단이 과대광고 혹은 허위광고로 국내에 소개되면서 당한 상처로 바람잘날 없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관현악단이 한국을 찾았다고 했지만, 그 내한 공연들 가운데에는 2진급 연주자들이 대부분으로 구성된 '껍데기' 뿐이거나, 비슷한 이름의 악단을 가지고 엉뚱한 홍보 전략을 내세워 청중들을 낚은 사례도 있었다.
댁들이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던 어쩌건 간에, 결국 악단 이름을 어색하게 내세워 의혹을 증폭시켰다는 사실 만큼은 여전히 남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어물쩡하게 넘어가려' 할 수록, 외국에서는 '순진한 한국' 에 비지떡을 팔러 계속 왕래하겠지.
2. 로열 필하모닉 콘서트 오케스트라가 '6대 메이저' ?
로열 필하모닉 콘서트 오케스트라는 내가 예전 두 번의 글에 썼던 대로,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하부 단체다. 창단 때부터 관현악단만의 독립적인 공연 보다는, 성악가나 독주자 등의 리사이틀에서 반주를 하거나 파퓰러 콘서트 등 대중적인 이벤트에 주로 참가하는 악단이라는 성격을 애초부터 지니고 있던 것이다.
댁들은 저 오케스트라가 영국 5대 관현악단에 버금갈 정도의 클래식 관현악단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럼 왜 그런 악단이 로열 필 홈페이지에 그냥 악단 소개만 덩그러니 있고 단원 명부나 공연 스케줄 등 더 자세한 정보도 찾아볼 수 없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해줄 수 있는가?
하다못해 웬만한 영국 내 유명 악단들이 독립된 항목으로 올라와 있는 위키피디아 영어판에도 저 관현악단은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항목에서 잠깐 언급될 뿐이다. 그리고 인터넷 뿐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세계 관현악단 사전' 이라던가 하는 문헌들에서조차 저 악단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흠, 왜 그렇지?
3. 톨가 카쉬프의 프로필에 대해서는 해명할 수 없었나?
악단의 정체 뿐 아니라, 카쉬프에 대한 과장된 프로필 또한 해명되어야 했던 사항이다. '음악 감독' 이라는 직책을 역임했다는 악단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봐도, 심지어 영국 유명 관현악단들의 기록을 모두 찾아봐도 톨가 카쉬프가 음악 감독직을 역임했다는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대체 이것은 어떻게 설명하실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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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러한 '크로스오버' 의 시도는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 내가 아는 한, 들국화가 국내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적이 있었으며, 세션 스트링이나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대규모 콘서트를 연 사례도 그리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에는 김동률 콘서트 같이 내게 큰 감동을 준 공연도 있었고.
하지만 이번 '서태지 심포니' 공연은 외국 유명 편곡자와 악단이라는, 서태지의 이름값 외에도 또 다른 유명세를 내세워 엄청난 홍보전을 벌여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그 홍보전에 사용된 정보가 '겨우 듣보잡 음대생일 뿐인' 내게도 크고 작은 헛점이 여러 군데 발견될 정도라면, 전략에 대한 재고나 수정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저 공연의 주최 측에서 밝힌 입장에서 홍보 전략에 대한 노선 변경은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전체가 아니라 카쉬프가 선별한 단원들로 구성된 임시 관현악단이라는 부분적 해명 뿐이었고. 그리고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면, 왜 로열 필 홈페이지에는 일언반구도 없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 또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서태지 심포니 공연을 기획하고 있는 댁들, 댁들이 공연의 음악적 목표만을 강조했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반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댁들은 그 이상의 사항을, 그것도 제대로 조사나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정보를 통해 같이 강조했다. 그리고 그 문제점에 대한 책임있는 해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것이 내가 그토록 댁들에게 짜증나고, 또 댁들을 짜증나게 하는 이유다.
1차 의혹 제기 포스팅
2차 의혹 제기 포스팅
자, 그럼 조목조목 읽고 까보고 씹어보겠다.
1. 타이틀 지상주의는 누가 만들었는가.
댁들 아닌가? 솔직히 서태지라는 이름값만으로도 성공이 보장되어 있는 공연이라고 해도 될 만큼 홍보 효과는 충분하다. 문제는 거기에 유명 클래식 관현악단 내한이라는 또 하나의 권위를 더해 홍보하려던 것이었다. 권위를 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진 사실을 사용해야 했지만, 댁들은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문제의 핵심을 관현악단의 정체에서 톨가 카쉬프의 편곡 역량으로 슬그머니 넘겨버리려는 의도 또한 좋게 봐줄 수 없다. 물론 카쉬프야 전작 '퀸 심포니' 를 통해 상업적 역량을 보여주었던 만큼, 그 편곡 역량에 대해 내가 까고 자시고 할 것은 없다. 하지만 자신들의 오류에 대해 솔직히, 그리고 깨끗하게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 만큼은 도덕적인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꼭 클래식이고 대중음악이고를 떠나서, 한국 음악계는 그 동안 애매한 호칭의 관현악단이 과대광고 혹은 허위광고로 국내에 소개되면서 당한 상처로 바람잘날 없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관현악단이 한국을 찾았다고 했지만, 그 내한 공연들 가운데에는 2진급 연주자들이 대부분으로 구성된 '껍데기' 뿐이거나, 비슷한 이름의 악단을 가지고 엉뚱한 홍보 전략을 내세워 청중들을 낚은 사례도 있었다.
댁들이 공연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던 어쩌건 간에, 결국 악단 이름을 어색하게 내세워 의혹을 증폭시켰다는 사실 만큼은 여전히 남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어물쩡하게 넘어가려' 할 수록, 외국에서는 '순진한 한국' 에 비지떡을 팔러 계속 왕래하겠지.
2. 로열 필하모닉 콘서트 오케스트라가 '6대 메이저' ?
로열 필하모닉 콘서트 오케스트라는 내가 예전 두 번의 글에 썼던 대로,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하부 단체다. 창단 때부터 관현악단만의 독립적인 공연 보다는, 성악가나 독주자 등의 리사이틀에서 반주를 하거나 파퓰러 콘서트 등 대중적인 이벤트에 주로 참가하는 악단이라는 성격을 애초부터 지니고 있던 것이다.
댁들은 저 오케스트라가 영국 5대 관현악단에 버금갈 정도의 클래식 관현악단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럼 왜 그런 악단이 로열 필 홈페이지에 그냥 악단 소개만 덩그러니 있고 단원 명부나 공연 스케줄 등 더 자세한 정보도 찾아볼 수 없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해줄 수 있는가?
하다못해 웬만한 영국 내 유명 악단들이 독립된 항목으로 올라와 있는 위키피디아 영어판에도 저 관현악단은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항목에서 잠깐 언급될 뿐이다. 그리고 인터넷 뿐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세계 관현악단 사전' 이라던가 하는 문헌들에서조차 저 악단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흠, 왜 그렇지?
3. 톨가 카쉬프의 프로필에 대해서는 해명할 수 없었나?
악단의 정체 뿐 아니라, 카쉬프에 대한 과장된 프로필 또한 해명되어야 했던 사항이다. '음악 감독' 이라는 직책을 역임했다는 악단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봐도, 심지어 영국 유명 관현악단들의 기록을 모두 찾아봐도 톨가 카쉬프가 음악 감독직을 역임했다는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대체 이것은 어떻게 설명하실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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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러한 '크로스오버' 의 시도는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 내가 아는 한, 들국화가 국내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적이 있었으며, 세션 스트링이나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대규모 콘서트를 연 사례도 그리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에는 김동률 콘서트 같이 내게 큰 감동을 준 공연도 있었고.
하지만 이번 '서태지 심포니' 공연은 외국 유명 편곡자와 악단이라는, 서태지의 이름값 외에도 또 다른 유명세를 내세워 엄청난 홍보전을 벌여왔고, 지금도 그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그 홍보전에 사용된 정보가 '겨우 듣보잡 음대생일 뿐인' 내게도 크고 작은 헛점이 여러 군데 발견될 정도라면, 전략에 대한 재고나 수정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저 공연의 주최 측에서 밝힌 입장에서 홍보 전략에 대한 노선 변경은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전체가 아니라 카쉬프가 선별한 단원들로 구성된 임시 관현악단이라는 부분적 해명 뿐이었고. 그리고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면, 왜 로열 필 홈페이지에는 일언반구도 없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 또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서태지 심포니 공연을 기획하고 있는 댁들, 댁들이 공연의 음악적 목표만을 강조했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반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댁들은 그 이상의 사항을, 그것도 제대로 조사나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정보를 통해 같이 강조했다. 그리고 그 문제점에 대한 책임있는 해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것이 내가 그토록 댁들에게 짜증나고, 또 댁들을 짜증나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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