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레어 애청곡선-40.피아소야(피아졸라)

머나먼정글 2004. 8. 23. 19:12
ⓟ 1996 Harmonia Mundi s.a.

아르헨티나 하면 떠오르는 것이 인구보다도 많다는 소, 에바 페론-개인적으로는 안좋아함-, 그리고 탕고(탱고)다. 브라질의 삼바와 함께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춤과 춤곡으로 절대 빼놓을 수 없는데, 아르헨티나 이외의 지역에서 그동안 전해져 온 것은 탕고가 아닌, 탱고라고 해도 무방하다.

전통적인 탕고 아르헨티노가 단조 곡이 많고 격렬한 악센트가 가미된 리듬이 돋보이며, 그 리듬을 강조하는 악기로 반도네온이 쓰인다면, 탱고(즉 컨티넨털 탱고)는 풍부한 선율을 중시하며, 리듬을 많이 죽여서 무드 음악으로 변모시켰다고 할 수 있다. 또 반도네온보다 더 밝은 소리의 아코디언을 쓴다는 점도 다르다.

컨티넨털 탱고 덕에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춤과 춤곡이 전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나치 시절에 정부의 '문화 정책' 으로 장려되었던 소위 '독일식 유사 재즈' 와 비슷하게 '물러터진'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거의 '혐오하고' 있다. 기껏해야 채플린 영화 '시티 라이트' 에 나온 '라 비올레테라' 한 곡이 듣고 있는 전부다.

물론 '그럼 전통적인 탕고라는 것을 언제 들어봤냐' 는 질문에는 절대로 확답해줄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줄기는 뿌리에서 자란다' 라는, 컨티넨털 탱고와는 다른 방식으로 현대화시킨 대가의 음악은 여러 차례 들어보았다. 바로 아스토르 피아소야(Astor Piazzolla, 1921-199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