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레어 애청곡선-27.베토벤

머나먼정글 2004. 4. 26. 12:53
지난번에 행진곡을 소개하면서 원래는 춤곡이나 서곡 같은 다른 장르의 것도 같이 꺼내보려고 했는데, 확실히 글이 귀찮게 길어지는 것 같아서 잘라 버렸다. 그래서 굳이 3단계로 나눌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귀족이 탄 마차가 지나가는데도 경의를 표하지 않았다고 괴테에게 쿠사리를 먹었다는 유명한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베토벤은 상류 계층에 관해서 종종 신랄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가장 중요한 후원자들이 루돌프 대공을 비롯해 리히노프스키, 라주모프스키, 로프코비츠 등 왕족 혹은 귀족들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또 베토벤은 후기의 현악 4중주를 이해하지 못하는 빈의 대중들에게 종종 유감을 표명했고, 어떤 경우에는 그것이 취중의 욕설, 런던 등 다른 도시로 이주하기 위한 계획 등으로 표면에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베토벤은 '자연인' 이었고, '나만큼 시골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라고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시골의 자연스러운 환경과 시골 사람들의 순박함을 평생동안 잊지 않았다.

베토벤이 여름 휴가지 혹은 보양지로 자주 찾았던 곳은 '유서' 로 유명한 하일리겐슈타트를 비롯해 뫼들링, 바덴, 운터되블링, 펜칭 등 빈 근교의 시골 마을들이었다. 이러한 시골에서 베토벤은 자주 산책을 하면서 곡을 다듬었고, 때로는 마을의 악사들이나 농부들과도 술집 등에서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장엄 미사' 와 교향곡 제 9번 같은 대작을 작곡하고 있던 베토벤이 그와 동시에 가벼운 춤곡을 작곡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심지어 음악지우사의 '명곡해설집' 베토벤 편에는 그 작품이 '빈 춤곡' 이라고 잘못 나와 있고 '위작설이 있는 작품' 으로까지 소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