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붉은 군대 합창단.

머나먼정글 2004. 3. 21. 02:06
ⓟ 1986 EMI Records Ltd.

구 소련 시절의 대표적인 작곡가였던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가 말하고, 솔로몬 볼코프가 받아 썼다는 '증언' 이라는 책을 보면 쇼스타코비치가 얼마나 붉은 군대 합창단(Red Army Chorus)을 싫어했는지 알 수 있다. '구역질이 날 지경' 이라고까지 써넣은 것을 보면 말이다. (물론 저 책이 정말 쇼스타코비치의 말을 그대로 담고 있는지에 대한 의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쇼스타코비치의 생각과 달리 저 합창단이 의외로 이념도 지향도 다른 서방 세계에까지 어필했다는 사실이다. '솔로부대 포스터' 가 D모인사이드 등을 통해 나돌던 시절 BGM으로 자주 등장한 구 소련 국가도 바로 저 합창단이 처음 노래한 것이고, 테트리스의 배경 음악중 하나인 러시아 민요 '칼린카(Kalinka)' 도 서방에서는 붉은 군대 합창단의 노래로 먼저 유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