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일본 게임/애니음악의 관현악판-4
머나먼정글
2004. 3. 11. 00:59
칸노 요코(1964-)는 업계에서 드물게 여성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미 그녀의 활동은 성별을 특별히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다. 지난 SICAF에서 '카우보이 비밥' 의 감독인 와타나베 신이치로 좌담에 참석했을 때 와타나베 감독은 그녀가 '에드처럼 산만하다' 면서 '이 장면에 어울리는 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10곡이 넘는 곡을 만들어와 난감했다' 라고 말해 그녀의 열성적인 작업 태도를 넌지시 드러내기도 했다.
칸노가 뉴타입에 연재하고 있는 수기를 보면, 일본의 악단들 뿐 아니라 이스라엘 필, 체코 필 같은 해외의 유명 관현악단과 OST를 연주/녹음했다고 한다. 턴에이 건담만 해도, OST 세 장이 '자이언트 로보' 와 '아발론' 의 OST 연주로 애니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바르샤바 국립 필의 연주로 녹음되었다.
재정상의 이유 때문에 칸노의 관현악판 앨범 중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1999년 도쿄 국제 포럼 C홀에서 가진 '턴에이 더 콘서트' 뿐이다. 실황 특유의 현장감을 기대하고 구입했는데, 첫 곡이었던 'White Falcon' 메들리를 빼고는 곡들이 너무 짧아서 관객들이 박수 치기에 뻘쭘한 프로그램이었다. 후반부에 등장한 합창은 실황임을 고려해도 노래가 불안했고, 이러한 요인들 때문인지 그다지 기억에 남지는 않은 앨범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 한 장만으로 칸노의 실력을 평가할 수는 없는 일. 디스코그래피를 다시 한 번 조사해서 다른 관현악판 앨범을 찾아볼 생각이다.
'바람의 검심' 극장판과 캡콤 게임인 '귀무자 2' 의 음악을 담당했던 이와시로 타로(1965-)도 OST에 오케스트라를 자주 사용하는 작곡가다. 하지만 그의 오케스트라 사용은 70년대 관현악판 앨범들의 그것에 근접해 있으며, 우에마츠처럼 켈틱 혹은 라틴아메리카 뮤직에 등장하는 민속 악기도 애용하고 있다.
단지, 나같은 관현악만의 연주 애호가들에게 그의 음악은 어필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기대하고 구입한 '귀무자 2 오케스트라 앨범' 의 경우, 앨범 속지의 기나긴 녹음 기간(2001.4-12월)을 봐도 녹음에 얼마만큼의 손이 가해졌는지 알 수 있었다. 관현악과 전자음향+사후 편집의 비율이 거의 동등하다고 봐도 될 정도여서, 불행히도 지금까지 입수한 관현악판 앨범 중 가장 먼지를 많이 뒤집어 쓰고 있다.
물론 지금 보유중인 이와시로의 음반도 저것과 '바람의 검심' 극장판 OST 뿐이라 그의 재능을 속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와시로의 경우에는 피아니스트로 솔로 활동도 병행하고 있어서인지, 관현악판 앨범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아 더 아쉽다.
위의 두 사람보다 지명도는 떨어지는 편이지만, 나가오카 세이코우(1961-)도 한 장의 인상적인 관현악판 앨범을 남기고 있다. '신비의 세계 엘하자드' 의 교향조곡판-타이틀은 '엘하자드 더 심포닉 월드' 라고 되어 있음-인데, 하야시 치히로 지휘의 슬로바키아 필 연주로 녹음된 '순수 관현악' 앨범이었다.
히사이시나 스기야마, 우에마츠의 관현악판 앨범과 비교해 볼 때 관현악 편곡도 손색이 없지만, 극적인 기복이 약간 부족하게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판타지 원작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으며, 첫 곡과 끝 곡의 마지막을 탐탐(동남아 원산의 대형 징)의 긴 여운을 동반한 타격으로 마무리한 것이 특이했다. 물론 실황으로 한다면 성급한 청중들 덕택에 그 행간이 묻힐 염려도 있겠지만.
첫 시리즈에 언급한 캡콤 발매의 '바이오 하자드 오케스트라 앨범' 도 기본적으로 관현악 연주에 기반을 두고 있다. 김홍재 지휘의 신일본 필 연주로 녹음되었는데, 첫 곡을 공포 영화의 단골 악기인 파이프 오르간으로 시작해 마지막을 강렬한 락 사운드의 '스페셜 엔드 타이틀' 로 끝맺고 있는 센스가 독특하다.
위 앨범의 경우에는 원곡 작곡자인 야스카와 히로시와 우에다 마사미 보다는 편곡자인 미야케 가즈노리의 공이 컸는데, 앨범 속지의 연주자 프로필에도 원곡 작곡자들이 누락된 대신 미야케의 프로필이 게재되어 있을 정도다. 여담으로 미야케 가즈노리는 이 음산하고 암울한 앨범의 편곡 외에 '보노보노' 의 OST도 담당했다는데, 두 곡을 섞어서 들으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w'a;;;
이들 외에 일본에서 발표된 관현악판 앨범들로 와다 가오루(1962-)의 '교향성담곡 사일런트 뫼비우스', 사에구사 시게아키(1942-)의 '교향조곡 Z건담', 사무라고치 마모루(1963-)의 '바이오 하자드 교향곡' 과 '교향조곡 라이징 선(귀무자 3 OST 기반)' 등이 있는데, 이 앨범들은 현재 주문할 돈이 모이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한 이유로 가지고 있는 앨범들이 다 떨어졌으므로 여기서 끝. ('W'a;;;)
p.s.: 그래도 이것저것 주워모은 정보들에 의하면, 와다의 것은 모스크바 필을 기용해 녹음했으며 사무라고치의 앨범 중 '라이징 선' 은 무려 202명의 연주자들이 참여한 초대규모 관현악의 연주로 녹음되어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사에구사는 대중음악 영역 외에도 교향곡(1983), 오페라 '충신장(1997)' 같은 본격적인 클래식 작품을 썼는데, 후자의 오페라는 소니 클래시컬의 첫 일본 오페라 전곡 CD로 만들어져 해외에도 소개되었다.
*관련 사이트:
칸노 요코 네트워크
이와시로 타로 홈페이지
나가오카 세이코우 프로필(너무 간략하지만)
미야케 가즈노리 프로필(이건 그래도 충실함)
와다 가오루 홈페이지
사에구사 시게아키 홈페이지
사무라고치 마모루 홈페이지
칸노가 뉴타입에 연재하고 있는 수기를 보면, 일본의 악단들 뿐 아니라 이스라엘 필, 체코 필 같은 해외의 유명 관현악단과 OST를 연주/녹음했다고 한다. 턴에이 건담만 해도, OST 세 장이 '자이언트 로보' 와 '아발론' 의 OST 연주로 애니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바르샤바 국립 필의 연주로 녹음되었다.
재정상의 이유 때문에 칸노의 관현악판 앨범 중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1999년 도쿄 국제 포럼 C홀에서 가진 '턴에이 더 콘서트' 뿐이다. 실황 특유의 현장감을 기대하고 구입했는데, 첫 곡이었던 'White Falcon' 메들리를 빼고는 곡들이 너무 짧아서 관객들이 박수 치기에 뻘쭘한 프로그램이었다. 후반부에 등장한 합창은 실황임을 고려해도 노래가 불안했고, 이러한 요인들 때문인지 그다지 기억에 남지는 않은 앨범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 한 장만으로 칸노의 실력을 평가할 수는 없는 일. 디스코그래피를 다시 한 번 조사해서 다른 관현악판 앨범을 찾아볼 생각이다.
'바람의 검심' 극장판과 캡콤 게임인 '귀무자 2' 의 음악을 담당했던 이와시로 타로(1965-)도 OST에 오케스트라를 자주 사용하는 작곡가다. 하지만 그의 오케스트라 사용은 70년대 관현악판 앨범들의 그것에 근접해 있으며, 우에마츠처럼 켈틱 혹은 라틴아메리카 뮤직에 등장하는 민속 악기도 애용하고 있다.
단지, 나같은 관현악만의 연주 애호가들에게 그의 음악은 어필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기대하고 구입한 '귀무자 2 오케스트라 앨범' 의 경우, 앨범 속지의 기나긴 녹음 기간(2001.4-12월)을 봐도 녹음에 얼마만큼의 손이 가해졌는지 알 수 있었다. 관현악과 전자음향+사후 편집의 비율이 거의 동등하다고 봐도 될 정도여서, 불행히도 지금까지 입수한 관현악판 앨범 중 가장 먼지를 많이 뒤집어 쓰고 있다.
물론 지금 보유중인 이와시로의 음반도 저것과 '바람의 검심' 극장판 OST 뿐이라 그의 재능을 속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와시로의 경우에는 피아니스트로 솔로 활동도 병행하고 있어서인지, 관현악판 앨범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아 더 아쉽다.
위의 두 사람보다 지명도는 떨어지는 편이지만, 나가오카 세이코우(1961-)도 한 장의 인상적인 관현악판 앨범을 남기고 있다. '신비의 세계 엘하자드' 의 교향조곡판-타이틀은 '엘하자드 더 심포닉 월드' 라고 되어 있음-인데, 하야시 치히로 지휘의 슬로바키아 필 연주로 녹음된 '순수 관현악' 앨범이었다.
히사이시나 스기야마, 우에마츠의 관현악판 앨범과 비교해 볼 때 관현악 편곡도 손색이 없지만, 극적인 기복이 약간 부족하게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판타지 원작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으며, 첫 곡과 끝 곡의 마지막을 탐탐(동남아 원산의 대형 징)의 긴 여운을 동반한 타격으로 마무리한 것이 특이했다. 물론 실황으로 한다면 성급한 청중들 덕택에 그 행간이 묻힐 염려도 있겠지만.
첫 시리즈에 언급한 캡콤 발매의 '바이오 하자드 오케스트라 앨범' 도 기본적으로 관현악 연주에 기반을 두고 있다. 김홍재 지휘의 신일본 필 연주로 녹음되었는데, 첫 곡을 공포 영화의 단골 악기인 파이프 오르간으로 시작해 마지막을 강렬한 락 사운드의 '스페셜 엔드 타이틀' 로 끝맺고 있는 센스가 독특하다.
위 앨범의 경우에는 원곡 작곡자인 야스카와 히로시와 우에다 마사미 보다는 편곡자인 미야케 가즈노리의 공이 컸는데, 앨범 속지의 연주자 프로필에도 원곡 작곡자들이 누락된 대신 미야케의 프로필이 게재되어 있을 정도다. 여담으로 미야케 가즈노리는 이 음산하고 암울한 앨범의 편곡 외에 '보노보노' 의 OST도 담당했다는데, 두 곡을 섞어서 들으면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w'a;;;
이들 외에 일본에서 발표된 관현악판 앨범들로 와다 가오루(1962-)의 '교향성담곡 사일런트 뫼비우스', 사에구사 시게아키(1942-)의 '교향조곡 Z건담', 사무라고치 마모루(1963-)의 '바이오 하자드 교향곡' 과 '교향조곡 라이징 선(귀무자 3 OST 기반)' 등이 있는데, 이 앨범들은 현재 주문할 돈이 모이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한 이유로 가지고 있는 앨범들이 다 떨어졌으므로 여기서 끝. ('W'a;;;)
p.s.: 그래도 이것저것 주워모은 정보들에 의하면, 와다의 것은 모스크바 필을 기용해 녹음했으며 사무라고치의 앨범 중 '라이징 선' 은 무려 202명의 연주자들이 참여한 초대규모 관현악의 연주로 녹음되어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사에구사는 대중음악 영역 외에도 교향곡(1983), 오페라 '충신장(1997)' 같은 본격적인 클래식 작품을 썼는데, 후자의 오페라는 소니 클래시컬의 첫 일본 오페라 전곡 CD로 만들어져 해외에도 소개되었다.
*관련 사이트:
칸노 요코 네트워크
이와시로 타로 홈페이지
나가오카 세이코우 프로필(너무 간략하지만)
미야케 가즈노리 프로필(이건 그래도 충실함)
와다 가오루 홈페이지
사에구사 시게아키 홈페이지
사무라고치 마모루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