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부천.

머나먼정글 2004. 2. 28. 00:43
1. 중동역에서 시민회관까지 800m라고 표시되어 있었는데, 정말 800m였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멀지도 않다.)

2. 부천 시민회관은 솔직히 클래식 공연장으로 쓰기에는 좀 그렇다. pp(피아니시모) 소절에서 에어컨 소리가 섞여서 참 전위적인 음향을 만들어 냈다.

3. 두 번째 곡이었던 스트라빈스키의 '시편 교향곡' 에는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하나도 없다. 대신에 피아노 두 대가 그 자리에 들어갔는데, 의자와 보면대(악보를 놓는 기구)를 어떻게 다 치우나 했더니 V자형의 신기한 구루마를 끌고 다니며 3분 정도 지나니까 세팅 완료.

4. 거기도 떠드는 초딩들은 떠들고, 자는 사람은 잔다. 그래도 악장 사이에 박수치는 인간들이 없어서 좋았다.

5. 부천 필, 잘한다. 어디까지나 상대 평가지만, 그래도 잘한다. 매너리즘이 없어서 좋다.

6. 예술 잡지 등에서 지휘자 임헌정 대협이 '말주변이 없는 내성적인 사람' 이라고 써놓은 글을 많이 봤는데, 그렇게 쓴 기자들은 죽어애돠. 농담도 잘 하시던데.

7. 악보를 들고 가면 뭐든지 된다. 사인은 기본이다. 이로서 지금까지 보유한 지휘자 사인은 김홍재, 박태영, 금노상 대협에 이어 임헌정 대협 추가.

8. 10000원에 가장 좋은 자리에서, 그리고 부천 필의 2002년 일본 공연 실황 CD(두 장 세트)까지. 더 이상 무엇을 바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