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베토벤.
머나먼정글
2004. 1. 4. 22:16
많은 사람들이 베토벤 하면 바가텔 '엘리제를 위하여' 라던가 교향곡 제 5번(흔히 '운명' 이라는), 이상우 노래 인트로로 쓰인 가곡 '그대를 사랑해(Ich liebe dich)' 같은 대중적인 작품에 열광하곤 한다. 물론 나도 교향곡 5번은 좋아하지만, 듣는 횟수로 따지자면 7번이 오히려 많고 그 다음이 3번 '영웅' 이다.
하지만 최근에 거의 '도전' 하고 있는 작품들이 있으니, 바로 다섯 곡의 후기 현악 4중주들이다. 베토벤은 생전에 '열광적인 경외' 아니면 '가혹한 비난' 을 받았을 뿐이고, 그의 음악을 '이해한다거나', '사랑받는다거나' 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고 한다.
사실 베토벤의 음악은 대부분 모차르트 같이 달콤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저 두 가지 극단적인 반응이 안나오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특히 저 후기 현악 4중주들은 베토벤이 완전히 귀가 먹은 상태에서 개인적인 목적으로 쓴 곡이고, 말년에 '해탈' 하면서 쓴 곡이라서 요즘 어렵다는 현대음악이나 앰비언트보다도 더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간경화의 압박으로 거의 죽을 때가 다 된 시기에 쓴 마지막 작품인 16번의 경우, 곡조가 지극히 밝아서 도저히 병자가 썼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다. 물론 3악장만은 예외라, 나도 울먹거리며 들을 정도로 감동적이지만. 지금까지 사귄 국내 음악인들 중에서 작곡가 김대성씨는 베토벤 후기 현악 4중주가 '서양 작품으로서는 아주 드물게 영산회상이나 굿의 경지에 오른 걸작들' 이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사실 과학과 이성으로 대표되는 서양 예술 세계에서 명상과 초탈 같은 고도의 정신성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주 드물게 나온 걸작이 바로 저 후기 현악 4중주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겁나게 어려운 저 곡들을 이해하려면 아직도 충분한 시간과 인생 경험이 필요하겠지만, 특별히 인상적인 선율이라던가 튼실한 구조도 없고, 오히려 그것들을 무지막지하게 해체시켜 버리는데도 감동을 주는 그 '무엇' 은 정말로 신기하기 그지 없다.
(네이버 블로그, 2003.12.26)
하지만 최근에 거의 '도전' 하고 있는 작품들이 있으니, 바로 다섯 곡의 후기 현악 4중주들이다. 베토벤은 생전에 '열광적인 경외' 아니면 '가혹한 비난' 을 받았을 뿐이고, 그의 음악을 '이해한다거나', '사랑받는다거나' 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고 한다.
사실 베토벤의 음악은 대부분 모차르트 같이 달콤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저 두 가지 극단적인 반응이 안나오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특히 저 후기 현악 4중주들은 베토벤이 완전히 귀가 먹은 상태에서 개인적인 목적으로 쓴 곡이고, 말년에 '해탈' 하면서 쓴 곡이라서 요즘 어렵다는 현대음악이나 앰비언트보다도 더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간경화의 압박으로 거의 죽을 때가 다 된 시기에 쓴 마지막 작품인 16번의 경우, 곡조가 지극히 밝아서 도저히 병자가 썼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다. 물론 3악장만은 예외라, 나도 울먹거리며 들을 정도로 감동적이지만. 지금까지 사귄 국내 음악인들 중에서 작곡가 김대성씨는 베토벤 후기 현악 4중주가 '서양 작품으로서는 아주 드물게 영산회상이나 굿의 경지에 오른 걸작들' 이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사실 과학과 이성으로 대표되는 서양 예술 세계에서 명상과 초탈 같은 고도의 정신성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주 드물게 나온 걸작이 바로 저 후기 현악 4중주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겁나게 어려운 저 곡들을 이해하려면 아직도 충분한 시간과 인생 경험이 필요하겠지만, 특별히 인상적인 선율이라던가 튼실한 구조도 없고, 오히려 그것들을 무지막지하게 해체시켜 버리는데도 감동을 주는 그 '무엇' 은 정말로 신기하기 그지 없다.
(네이버 블로그, 2003.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