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잡설

영화 '제국관현악단' 상영회 관람 후기.

머나먼정글 2009. 6. 6. 11:26
2차대전을 일으키고 패전한 나라들 중 흔히 '과거청산' 의 자세를 가지고 지금도 비교용 떡밥으로 등장하는 것이 독일과 일본이다. 대개 전자는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과와 배상을 했으며, 후자는 그러지 않고 있다는 의견과 생각이 많은 것 같고.

다만, 독일 내에서도 자신들의 과거청산 작업이 허술했다고 비판이 계속 제기되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실제로 나치 시대의 관료나 당원들 상당수가 전후에도 각종 요직에 앉아 유명세를 지켜나간 사례를 발견할 수 있고-대표적으로 카라얀이나 하이데거, 베르너 폰 브라운, 칼 슈미트 등-, 전후 집권한 아데나워 등의 정치인들이 '과거에 대한 반성' 보다는 '미래를 위한 재건' 에 신경을 쏟도록 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한 것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에는 독일 최고의 악단이라고 흔히들 꼽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Berliner Philharmoniker)가 자신들의 현재와 과거를 다룬 두 다큐멘터리의 제작을 지원하고 나서서 화제가 되었는데, 특히 과거를 다룬 것에 관심이 많았다.

(↑ 포스터 짤방 출처: http://www.delicatessen.org/reichsorchester.html)

과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바로 에스파냐계 독일인 영화감독인 엔리케 산체스 란쉬(Enrique Sánchez Lansch)의 '제국관현악단(Das Reichsorchester)' 이었는데, 대개 이런 다큐멘터리 영화는 국내에 정식 개봉되는 일도 별로 없기 때문에 주한독일문화원에서 개최한다는 상영회를 특별히 주목하고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