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1920~40년대에 베를린 필을 지휘한 일본 지휘자들-1

머나먼정글 2010. 7. 29. 13:50

한때 '세계 3대 관현악단' 이네 뭐시깽이네 하는 등수놀이가 있었다. 흔히 독일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오스트리아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미국의 뉴욕 필하모닉 세 단체를 칭한다고 평론가들의 입방정이 작렬했는데, 뉴욕 필이 리즈시절 갔다고 까이고 있고 나머지 악단들도 잘 보면 뭔가 나사빠진 면모도 없지는 않아서 이제는 쉰 떡밥 취급 받는 것으로 안다.

사실 저 악단들도 세계적인 인지도를 확립하게 된 것은 레코드라는 간접적인 감상 매체가 널리 보급되었기 때문인 것도 컸고, 각기 음악의 전통과 세계적인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나라의 악단이라는 배경도 꽤 크게 어필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지휘자나 독주자, 성악가들의 프로필에는 저 악단들 중 하나라도 지휘해 본 경력이 있다면 거의 100% 기입될 정도이니, 명불허전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 중 베를린 필이 2차대전 패전 때까지 일본 지휘자 다섯 사람 밑에서 연주한 경력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좀 다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