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어느 지휘자의 늘그막 귀환 기록-조셉 로젠스톡

머나먼정글 2013. 7. 26. 20:53
1895년에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태어나 1985년에 미국 뉴욕에서 타계한 조셉 로젠스톡(Joseph Rosenstock)의 이름을 아는 한국의 클래식 애호가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일본에서는 아직도 저 지휘자의 이름이 회자되고 있고, 그것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책도 있다. 쿠로야나기 테츠코가 쓴 자전 소설인 '창가의 토토' 인데, 저 책을 보면 로젠스톡이 일본 교향악단(현 NHK 교향악단의 직계 전신)과 리허설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당시 저 악단의 악장이었던 바이올리니스트 쿠로야나기 모리츠나의 딸인 테츠코의 눈에 비친 로젠스톡은 '지휘봉만 잡으면 엄청 무서워지는 아저씨' 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 로젠스톡의 1930~40년대 이미지는 토스카니니 스타일의 폭군형 지휘자였다고 한다. 그 때문에 아쿠타가와 야스시를 비롯해 전쟁 후 등장한 몇몇 신진 음악인들이 그의 가혹한 리허설 방식 때문에 관악기 주자들의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저 시기 동안 악단의 합주력이 상당히 향상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