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1993년 제 1회 플라시도 도밍고 콩쿨.

머나먼정글 2008. 2. 22. 11:09
개인적으로는 음악 콩쿨이라는 것에 대해 유디 메뉴인과 비슷한 입장인데, 주관적이고 추상적이며 개성적인 축에 속하는 음악이라는 예술에 등수 매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콩쿨이 완전 쓰잘데기 없는 뻘짓이라고 매도하고 싶지도 않고. 어쨌든.

여타 장르와 마찬가지로 성악 콩쿨 같은 경우에는 유명한 본좌급 성악가들의 이름을 내걸고 개최하는 콩쿨이 많은데, 소위 '쓰리 테너' 들도 자신들의 이름을 건 콩쿨이나 마스터클래스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에 끄적일 뻘글은 도밍고의 이름을 걸고 파리에서 개최하고 있는 콩쿨이고.

이 콩쿨이 시작된 것이 1993년이었는데, 도밍고라는 이름이 가진 파급 효과 때문에 전세계 성악도들이 앞다투어 파리로 집결했을 정도였다. (사실 이탈리아 오페라 외에는 플래그를 별로 꽂지 못한 파바로티나, 백혈병으로 인해 활동 영역이 축소된 카레라스와 비교하면 도밍고는 일단 레퍼토리의 폭이나 놀라운 스태미너 때문에 예술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듯.)

여느 콩쿨들과 마찬가지로 예선, 본선과 결선을 거쳐 총 네 사람의 성악가들이 최종 입상했는데, 순위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주의: 아래 순서도 결코 순위가 아님)

1. 아인호아 아르테타 (Aïnhoa Arteta. 1964년생, 에스파냐 바스크 지방, 소프라노)
2. 인바 물라-차코 (Inva Mula-Tchako. 1963년생, 알바니아 티라나, 소프라노)
3. 니나 스템메 (Nina Stemme. 1963년생, 스웨덴 스톡홀름, 소프라노)
4. 연광철 (Kwangchul Youn. 1965년생, 대한민국 충주, 베이스)

아무튼 저 입상자들과 도밍고가 기념으로 11월 20-21일 이틀 동안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극장(현 파리 국립오페라극장)에서 합동 콘서트를 열었는데, 이 실황이 소니 클래시컬을 통해 CD로 출반되었다. 반주는 도밍고와 주로 EMI에서 작업한 지휘자 유진 콘(Eugene Kohn) 지휘의 바스티유 오페라극장 관현악단이 맡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