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 예고한 대로(???) 극심한 자금난 덕분에 몇 달을 걸려서야 전 메뉴를 다 먹어보는데 성공했다. (다만 정종(청주)이랑 우동과 카레라이스의 '동어반복' 격인 우동카레콤비 제외) 그 광란의 질주 광경;
가장 마지막에 먹으려고 생각했다가 여름의 끝자락에 선택한 모밀국수(3700\). 사실 저게 내가 처음으로 먹어본 (일본식) 모밀국수였는데, 상상했던 만큼의 맛은 아니었다.
면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쯔유 격으로 나온 오른쪽의 냉육수에 와사비가 듬뿍 들어 있었는지 혀가 아닌 코로 쏘는 듯한 매운맛이 직격한 탓에 무슨 맛인지도 느끼지 못했을 정도였다. 다음에 먹을 기회가 있으면 냉육수에 와사비 넣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야 할 듯.
아침을 굶었기 때문에 모밀국수 만으로 부족한 것 같아서 같이 시킨 유부초밥(3000\). 가격 대 성능비가 가장 안좋은 메뉴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미친 척하고 시켜봤다.
맛은 통상적인 유부초밥맛. 개인적으로는 그냥 먹어도 간간한데, 와사비 든 초간장 종지가 딸려 나왔다. (그리고 위의 모밀국수 짤방 윗쪽에 있는 유부 국물은 모밀국수의 사이드 메뉴가 아니라 유부초밥 사이드 메뉴다.)
그리고 밥 종류 메뉴 중 가장 기대했던 오뎅백반(3500\). 물론 어떻게 보면 오뎅우동에서 우동 대신 공기밥을 매칭시킨 것이기는 하지만, 밑반찬으로 명란젓이 나온다기에 그랬고. (개인적으로 젓갈 종류 중에 가장 좋아하는 품목임)
물론 명란젓도 나왔고, 우동 메뉴에는 한 조각씩 들어 있던 곤약도 이번엔 두 조각, 오뎅도 몇 개가 더 들어 있었다. 밥을 말아서 먹으려고 했다가 오뎅을 건져서 반찬처럼 간장 종지에 찍어 먹었는데, 오뎅우동보다 양이 좀 적은 듯 했지만 오래가는 배부름은 역시 국수보다는 밥이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먹은 카레라이스(3500\). 이것 역시 카레우동에서 우동 대신 밥을 쓴 것이고, 꾸미도 똑같은 메뉴다. 하지만 엄청난 크기로 자른 감자와 '고기' 의 존재감을 어필한 스팸 한 조각의 포스는 여전했고, '그나마 푹 익혀놓으면 간신히 먹는' 애호박도 걸리적거리지 않게 부드러웠던 것은 마찬가지. (오른쪽에 짤린 건 유부와 파 얹은 우동 국물임)
복학하면서 아무래도 학교 바깥의 음식점 보다는 학생 식당을 '싼맛에' 이용하게 되는데, 다만 옛날의 '맛은 모르겠고 어쨌든 싸니까 먹는 것' 에서 좀 벗어난 것 같다. 심지어 패스트푸드까지 팔고 있고, 선택할 수 있는 메뉴도 더 늘어난 탓에 '오늘은 먹을게 없네' 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없어서 더 그렇다. 그런 탓에 앞으로 식충잡설은 학생 식당 음식 위주로 돌아갈 듯.
(...그래봤자 학교에서 점심먹는 날은 목요일과 금요일 뿐. 월~수는 수업 한두 개 들으러 학교 와야 하니, 교통비가 너무나 아까운 캐안습 주오파. OTL)
부록으로 몇 주 전 국립중앙도서관 구내식당에서 먹은 우동+만두(각 2000\). 우동만 먹자니 허전하고 만두만 먹자니 더 그래서 그렇게 배고프지 않을 때 빼면 항상 이렇게 시켜 먹는다.
물론 대량 급식 체제 식당의 음식이니 동경우동의 그것과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어쨌든 양 많으면 일단 OK인 데빌 혀 소유자로서 불만은 없다. (복학 후 시간이 없어서 집에서 먼 국립중앙도서관 갈 일이 별로 없어졌기 때문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