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정글 잡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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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잡설록 (공지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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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 했던 졸업연주회에 연주자 패이만 60만원을 지불했고, 뒷풀이에서도 꽤 거금을 지불하고 나왔기 때문에 사실상 코믹에 가서 지를 돈은 단 한 푼도 없었다. 그저 예매권만이 지갑 속에서 눌려 있었을 뿐이었고. 하지만 그 공연에 임석한 옛 홍대 아마오케 단원 분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등장하사 뭔가 의문스러운 봉투를 주고 유유히 사라졌는데, 그 봉투에는 10만원권 수표가 들어 있었다.


그리하여 돈 문제는 무척 간단하게 해결됐고, 강수 확률이 꽤 된다는 양치기 소년기상청의 예보를 믿어보기 위해 우산 하나를 챙겨들고 학여울로 ㄱㄱㅅ. 하지만 SETEC 앞에 당도하자, '혹시 aT센터인데 잘못 온거 아닌가' 하는 불길함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뻥안까고 11시 54분에 도착하자마자 찍은 짤방이다. 길게 늘어선 매표줄도 없었고, 코믹 때면 늘 쿨타임이던 핫타임이건 까이는 무개념 코스어들도 극히 적었다. 어쨌든 예매권을 제시하고 도장을 받은 뒤 들어섰다.

안쪽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아예 쓰지 않는다던 3관은 둘째 치고, 이벤트홀과 탈의실로 쓰던 중앙의 2관에서도 사람의 모습을 찾기가 힘들었다. 본 행사장인 1관에서도 좀 구랏빨을 곁들이면 양반 걸음걸이로 산보를 즐겨도 누구 하나 부딪히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서 미리부터 좌절해 최근 디씨 힛갤을 풍미했던 '아~~~망했어요~~~' 를 속으로 뇌까리며 힘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사람이 적고 한산하다고 해서 방심한 것이 크나큰 실수였다.

우선 이터널필드(B04/05)라는 부스에서부터 지름신의 계시가 내려졌다. 6월 서코 때 구입했던 하루히 한일합작 회지의 후속작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동인 vol.2(3000\)' 가 나와 있었는데, 시리즈물이라는 점 때문에 약간 고민하다가 질렀다. 하루히 동인지 두 종류 외에도 럭키스타 동인지도 마찬가지로 두 종류 있었지만, 일단은 보류하고 다음 부스로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미리 각오는 해뒀지만, 망르 화백의 졸업전시회 출품 회지인 '안젤라(5000\. 스티커와 책갈피, 포스터 합해서)' 를 SLPINK(B08)에서 질렀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나왔다고 하던데, 두께만 봐도 일반 만화책 단행본에 필적할 정도였고 이런저런 동인 작가들의 축전도 구매욕을 발동시키는 물건이었다. 다만 저 화백의 주특기(?????)라고 생각하는 항가한 장면이 없어서 무척 아쉽기는 했지만(...).

한 이 정도면 끝나겠지 하고 그냥 흐리멍텅한 동태눈깔로 부스들을 흘겨보고 다녔는데, 예정에는 없던 또 하나의 지름 물품이 포착되었다. 토끼와 별공장(B30)에서 내놓은 모니카 화백리제 화백의 트윈지 'Quintet(3500\)' 이었다.

사실 저 회지에 대해서는 모니카 화백 이글루에 현재 최신 업뎃글에 '회지 작업중' 이라는 내용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완료됐는지 어쨌는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서 그냥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가알게 뭐가뭔지 어쨌든 나와 있었고. 렌과 카이토의 우발적 썸씽이 구매에 약간의 걸림돌이었지만, 이미 그것을 고려하기도 전에 지갑에 손이 가 있었다.

(참고로 저 회지는 리제 화백의 부스인 토끼와 별공장 외에 모니카 화백의 부스인 포니테일(B32)에서도 팔고 있었다. 하지만 포니테일에서는 이미 살 물건이 있었으므로 공평하게(???) 하려고 일부러 다른 곳에서 샀다.)

그리고 '회지는 딱 한 권' 이라는 내 법칙을 거슬러가며 지난 79회 서코 우수 회지로도 뽑힌 바 있던 사운드 호라이즌 트윈지 'LOST(5000\)' 를 '포니테일' 에서 소장용으로 한 권 더 구입했다. 다만 같이 참가한 코쿤 화백의 단독 회지인 바람의 화원 패러디북은 원체 텔레비전을 안보는 내게는 생경한 소재여서 결국 지름을 포기했는데, 지금 소련군 장성마냥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뱃지들 중 저 화백이 만든 엠마x윌리엄 뱃지가 녹이 슬기 시작해서 '혹시 남은 거 있냐능' 이라고 물어봤지만 결과는 완패. 하긴, 작년에 만들어 완매했다는 뱃지를 원작자가 갖고 있을리가. lllOTL

매는 가방은 가져갔지만 망르 화백 회지의 사은품으로 딸려나온 브로마이드 두루마리를 우겨넣을 수는 없어서 계속 들고 다니다가 귀차니즘이 발동했고, 결국 예전부터 살까말까 하다가 계속 보류했던 베레타 화백라임캔디 화백이 공동 제작한 하츠네 미쿠 쇼핑백(2500\?)을 space station no.9(E25)에서 질러서 우산 빼고 몽땅 넣고 다녔다.

그나마 지름신이 B열에서만 집중적으로 계시를 주신 것이 다행이었다. 계속 돌아다녀 보니 인조가수당(人造歌手黨. Vocaloid Party)이 이미 원내 다수 의석을 확보해 동방당을 누르고 노멀계 여당으로서 자리를 굳혔고, 여성향계 정당의 주도권은 은혼당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가운데 타인당(打人黨. Hitman Party)이 그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놈놈놈당이나 음향지평선당(音響地平線黨. Sound Horizon Party)은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쌀나라계 정당인 흑기사당(Dark Knight Party)과 '치유정치' 를 표방하며 등장한 양지소묘당(陽地素描黨. Hidamari Sketch Party)이 원내 진출에 성공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다만 인조가수당 계열 부스의 대거 원내 진출에도 불구하고 내 지지를 얻은 회지는 단 한 권 뿐이었다. 물론 그 외에도 눈길을 끌고 실제로 열람해 봤을 때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들도 있었지만, 그 시점에서 지갑의 탄창은 이미 부족한 상태여서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어쨌든 지금은 군소정당이 된 행운성당(幸運星黨. Lucky Star Party) 계열 단골 부스인 Cat or Fish(부스 위치 까먹음)에 가봤다. 가이드북에는 나와 있지 않았지만, 가까스로 다른 출전포기 동인의 부스를 구해서 참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재고전이어서 신품인 쇼핑백만을 공짜로 받고, 그 대신 트윅스 노멀(?)과 다크 두 종류를 하나씩 나눠먹고 데자와 한 캔을 제공하는 것으로 값을 치렀다. 로리꾼 화백은 12월에 행운성당을 탈당해 운명야간체류당(運命夜間滯留黨. Fate Stay Night Party)으로 당적을 옮겨 회지를 낼 예정이라고 하는데, 타이가x캐스터 백합지 공약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가 묵살당했다.

아무튼 지르고도 값을 제대로 기억 못한 물품 빼고라도 16000원 이상을 지른 날이었다. 결국 남은 돈으로 가려 했던 SETEC 인근 은마아파트 상가의 할아버지 돈까스에도 못가고 집에 돌아왔는데, 월말 쯤 할 서플이 걱정이다. 예전 행사들처럼 하나도 못 지를까봐? 아니, 한 동인계의 거물급 인사가 신작을 들고 참가한다는 소식 때문에. 결국 제목의 비아냥식 문구는 지갑을 탈탈 털린 나 자신에게 돌아간 자조이기도 했다.

뱀다리 1: 정당 어쩌고 하는 뻘소리는 집어치우고, 토요일 입장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아마 놀토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씨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내일은 좀 달라지겠지.

뱀다리 2: 10만원 받고 16000원 질렀는데 왜 지갑을 탈탈 털렸다고 찌질대는지 의혹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코믹 외에도 풍월당 가서 지를 예정이었던 5만원 어치의 음반들과-실제로 코믹 끝나고 가서 질렀다-여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해야 하는 공CD 등 소모품의 예산을 모두 합쳐서 계산한 것인데, 10만원이라는 돈이 이 정도로 적어 보인 적은 없었다. 어쨌든 결론은 ㄱㅁㅅ ㅆㅃㄹㅁ.

뱀다리 3: 내일 헌혈하고 문화상품권 받으면 '장금이의 꿈 시즌 2' DVD 전질을 지를 수 있게 됨. 피뽑아 DVD 구입이라니, 자랑갤에나 올려볼까나?...lll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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