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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잡설록 (공지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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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Testament

현재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많은 악상 기호-pp, ff, cresc., non troppo 등등-들은 이탈리아어를 기초로 하고 있다. 베토벤도 후기 작품의 몇몇 예외를 빼면 항상 이탈리아어로 된 악상 기호를 붙였고, 브람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빠르기나 표현 등을 나타내는 단어들-예로 알레그로 콘 브리오(힘차고 빠르게)나 아다지오 칸타빌레(느리게 노래하듯이)-을 자국어로 쓰는 것이 대략 슈만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곡 중 1번과 2번의 빠르기와 표정 기호는 이탈리아어로 쓰여져 있지만, 3번부터는 Lebhaft(활기차게)라고 씌여 있는 1악장을 보게 된다.

사회학과 연계한 연구 자료가 있으면 좋겠는데, 개인적으로도 저러한 흐름은 민족주의와 어느 정도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자문화에 관해 대단히 자존심이 높은 프랑스에서도 19세기 중엽부터 마찬가지로 빠르기나 감정 표현 기호를 자국어로 쓰기 시작했다.

물론 자국어로 쓰는 것이 해당 국가의 작곡가나 연주자들에게는 훨씬 쉽겠지만, 한국같이 몇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나라의 음악인들이라면 읽는 데서부터 좀 난감한 경우가 많다. 따로 프랑스어나 독일어를 배워야 하는 형편이니. 개인적으로도 안톤 브루크너나 구스타프 말러의 악보들을 보면서 머리에 쥐가 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하지만 언어가 같은 나라라도 충분히 '대박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나치의 유태인 탄압 덕분에 10년도 넘게 악보를 열람하는 것 조차 금지되었던 말러의 작품이 독일에서 연주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 착오가 뒤따라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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