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의 마지막 레이드(??)가 될 듯한 여섯 번째 방문지도 여러 모로 기대하고 있던 집이었는데, 이 집도 유락반점과 마찬가지로 계란탕 국물을 같이 내온다고들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중국집 볶음밥에 흔히 딸려나오는 짜장을 내오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VI. 신신원 (동대문종합시장 맞은편)
동대문종합시장 길가로는 만화책이나 라이트노벨 등을 사러 자주 오가지만, 그 반대편 길가는 거의 이용한 적이 없어서 별 관심이 없던 상태였다. 하지만 정말 잘한다는 포스팅들도 보이길래, 가격이 어쨌던 간에 방문하기로 했다.
점포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는데, 가게 앞만 봐도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을 것 같다. 윗 짤방처럼 가게 왼편에는 의료기기 판매점이, 오른편에는 횟집이 위치하고 있다. 가게 이름보다 '中國料理' 라는 한자가 더 크게 인쇄된 것도 흥미로운 대목. 그리고 여기에도 '화상(華商)' 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는 점심시간에 딱 맞춰서 갔기 때문에, 손님들이 많아서 가게 안 풍경은 찍지 못했다. 대충 글로 설명해 보자면, 세로로 약간 길쭉하게 공간이 나 있기는 하지만 그리 크지는 않다. 분위기는 대충 동네 분식집 정도? 깔끔하고 새롭지는 않아도 이런 분위기가 주는 느낌도 나름대로 괜찮은 것 같다.
벽에 붙은 메뉴판 일부. 소위 '식사부' 에만 가격이 매겨져 있다. 메뉴판 밑에는 국내산 돼지고기와 닭고기만 쓴다고 되어 있었는데, 쇠고기는 아예 쓰지 않는건지 몰라도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주문을 받자마자 내오는 기본찬과 차. 그리 특별할 것은 없다. 다만 나중에 음식이 나오고 한참 먹고 있을 때, 새 손님이 들어오자 차주전자를 아무 설명 없이 그리로 가져가는 모습에 잠시 벙찌기도 했고. 불친절하다고 느낄 이도 많을 것 같다.
가게는 화상이라고 붙여놓기는 했지만, 종업원들은 거의 한국말로 대화하고 있었고 음식 명칭을 주방에 불러줄 때도 마찬가지로 한국어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간혹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걸로 봐서는 화상이 맞기는 맞는 듯.
그리고 볶음밥과 계란탕 국물이 나왔다. 역시 정보대로 짜장은 같이 딸려나오지 않았는데, 짜장을 내지 않는 대신 볶음밥을 좀 더 짭짤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계란탕도 마찬가지). 그리고 다른 집과 달리, 여기서는 그냥 보통 볶음밥에도 잘게 썬 돼지고기를 같이 넣어 볶아내고 있었다. 파도 다른 집보다 좀 더 크게 썰어서 아삭아삭하는 식감도 두드러지게 강한 편이었다.
다만 바쁜 시간대에 가서 그랬는 지는 몰라도, 볶음밥의 생명이라는 '불맛' 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심지어 다 먹고 계산대에서 돈을 지불할 때도 기본 값인 5000원을 부르길래 "저기...곱배기로 먹었는데요?" 라고 순순히 불어서(?????) 제값을 치렀을 정도. 바빠도 주문은 정확히 받으셔야죠.
다소 소탈한 분위기에, 번화가 음식점이 종종 그러듯 종업원들의 '무심한듯 시크한' 접객 태도가 약간 마음에 걸리지만 음식 맛은 대체로 정직했다. 무엇보다 짜장 없는 볶음밥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예를 보여준 점에서 높이 사고 싶은 집이었다.
대충 이렇게 끝내봤는데, 하지만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은 중국집 숫자 때문에 언젠가 또 재개할 수 있을 듯. 그리고 서대문구청 근처에서 소위 올드 타입의 '경양식' 을 잘하는 집도 몇 달전 찾아냈는데, 그 때 박았던 짤방이 너무 구린 탓에 포스팅을 계속 미뤄왔다. 재방문해 다시 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