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새롭게 먹어본 것이 없지는 않지만, 이래저래 포스팅이 밀리면서 여지껏 작년 이야기를 주절대는 중이다. 이번에 끄적일 것도 작년 11월 초순과 하순에 갔다온 곳인데, 돈까스 하면 파블로프의 개 마냥 자동적으로 침을 꼴깍 삼킬 정도인 내게 그걸 뷔페로 제공한다고 해서 매우 솔깃했던 곳이다.
해당 뷔페는 내가 요즘 시간 있을 때마다 자주 가곤 하는 노량진과 멀 듯 가까운 듯 떨어져 있었다. 9호선 흑석역이 제일 가깝다고 해서, 일단 흑석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왔다.
나온 뒤 곧바로 몇 발짝 걷다 보면 이렇게 오른쪽에 길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 있다.
동네 골목으로 가는 길의 계단인데, 좀 울퉁불퉁해서 까딱 발 헛디디면 돈까스 대신 병원밥을 먹어야 할 것 같기도 했다. 어쨌든 조심조심 내려가서 옆길들을 모두 무시하고 계속 직진하다 보면 재래시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그 중 왼편에 있는 가게였다.
가게 앞은 이렇게 되어 있다. 뷔페다 보니 사람들이 꽤 많아서, 이렇게 가게 앞에서 포장용 돈까스를 만드는 분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다. 내부의 식사 공간도 넓은 편이 아니어서, 식사 시간 때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기다릴 각오는 해야 할 것 같다.
어렵사리 벽 쪽에 자리를 잡은 뒤. 직영 정육점을 운영하면서 직접 식재료를 조달해 돈까스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저렴하다는 내용의 전단지가 붙어 있었다. 가격은 나와 있는 대로 1인당 6000원이었고, 아까 앞에서 교통정리 중인 분에게 먼저 지불하고 들어가야 했다. 가파른 물가와 식재료비 상승으로 돈까스 체인점 같은 곳도 비싼 곳은 7000~8000원까지 받는 것에 비하면, 손님 입장에서도 손해보는 가격은 아니었다.
그리고 생후 30개월 이상~일곱 살인 미취학 아동도 일단 1인으로 계산해 돈을 내도록 되어 있었다. 다만 6000원을 그대로 받는 건 아니고 이 경우는 3000원. 그리고 아이들은 5000원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정확한 학령 나이가 적혀 있지 않아서 아마 초등학생 정도만 해당되는 걸로 알고 있다.
돈까스를 받아오는 곳은 들어가서 제일 안쪽에 있었다. 이렇게 크림 수프와 돈까스 소스가 담긴 커다란 통이 있었고,
그 옆에는 식기류와 돈까스, 밑반찬과 채친 양배추, 양배추용 드레싱이 담긴 통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돈까스의 경우 너무 크다 싶으면 잘라먹을 수 있도록 가위를 따로 비치해 놓고 있었다. 사진은 못찍었지만, 저 반대편에는 음료를 넣어 놓는 냉장고와 전기밥솥이 있었다. 물론 밥도 셀프.
보통 뷔페의 경우 음료는 따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음료까지 무한리필이 가능했다. 다만 모두 탄산음료인 만큼 너무 많이 마셨다가는 탄산 특유의 포만감 때문에 오히려 돈까스를 놓칠 가능성이 많으니 주의해야 할 것 같다.
일단 첫 날은 이렇게 단촐하게 먹기 시작했다. 돈까스를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뷔페라고 하니 왠지 신선도나 맛이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덜어오기 보다는 적당히 먹어보기로 했다.
다행히 사람이 많다 보니 회전율이 높아서 그런지, 돈까스는 바삭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두께도 일식 돈까스 만큼 두껍지는 않았지만, 고기와 튀김옷이 혼연일체를 이룰 정도로 얄팍하지는 않았다. 씹는 맛도 꽤 괜찮아서, 왜 사람들이 이렇게 몰려오는 지 납득이 갔다.
그리고 돈까스가 마음에 들어 한 덩이를 더 덜어서 먹다가, 사람들이 밖으로 접시를 들고 나가 뭔가를 받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도 뭔가 하고 가봤는데, 햄버그 비슷한 것을 나눠주고 있었다. 물어보니 떡갈비라고 해서, 나도 한 덩이 받아왔다. 떡갈비는 만들자마자 바로 먹지 않으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게 앞의 오븐에서 일정 주기로 굽다가 다 익으면 받아가도록 하고 있었다.
요즘 떡갈비에 떡을 섞어서 만드는 '일부 이단' 이 나오고 있는데, 진짜 광주식 떡갈비는 떡을 전혀 쓰지 않고 다진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양념을 섞어 반죽해 떡 모양으로 구워내는 거라고 한다. 다행히 여기서는 그런 훼이크를 쓰지 않고 '레알' 떡갈비를 만들고 있었다.
썰어 보니 육즙이 주르륵 흐르는 것이 포만감에 꺼져가고 있던 식욕을 다시금 자극했고, 먼저 먹고 있던 돈까스의 소스 때문인지 좀 싱겁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것도 꽤 괜찮은 메뉴였다. 물론 떡갈비도 돈까스와 마찬가지로 조리된 것과 조리되지 않은 것 모두 포장 판매가 가능하게 되어 있었다.
물론 식욕이 되살았다고 해도 위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다 먹어갈 즈음 옆 테이블에서 놔두고 간 음료수 병을 가져와 마무리했다. 음료수 병은 냉장고에 많이 있었지만, 얼마 안남은 걸 처박아 놓고 새 병을 꺼내와 먹으면 회전율도 떨어지고 냉장고 공간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차라리 이렇게 얼마 안남은 것을 먹는 게 나아 보였다. 어차피 탄산음료 특유의 알싸함을 유별나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까.
이렇게 첫 날은 배부르고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다만 두 번째이자 지금까지 마지막 방문은 몇 주 뒤에 할 수 있었는데, 이 때도 사람이 꽤 많아서 약 10분 가량 기다리다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미 맛을 봤고 뷔페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 있었으니, 두 번째 방문 때는 좀 더 박력있게 가져왔다.
돈까스 한 조각 반과 떡갈비 하나라는 꽤 무식해 보이는 출발이었는데, 물론 식욕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무리 없이 깨끗하게 비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때는 식사 후 곧장 부천으로 가서 부천 필 공연을 봐야 했기 때문에, 좀 아쉬웠지만 그냥 이걸로 마무리하고 나왔다.
뷔페식이기는 하지만 한두 가지 메뉴에 집중한 곳이라 음식의 질은 괜찮은 편이었고, 돈까스를 잘라서 갖고 올 수 있으니 식사량이 적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꽤 괜찮은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기에는 좀 힘든 곳인데, 실제로 두 번째 찾아갔을 때는 식사를 끝내고 담소를 나누던 학생들이 주인의 정중한 권유를 받은 뒤 그릇을 치우고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식기의 경우에도 일단 한 번 쓰면 교체할 수 있는 일반 뷔페와 달리, 여기서는 인건비 문제 때문인지 가능하면 한 번 잡은 식기는 계속 써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나는 이것저것 차려놓는 뷔페가 아니라서 딱히 새걸로 바꿔써야 겠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지만, 어떤 사람은 이걸 좀 불편하게 여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단 생식을 하면서 식사량을 의식적으로 줄이려고 하는 시점이라서, 다시 간다고 해도 이 때처럼 포식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돈까스 하나와 떡갈비 하나만 먹는다고 해도 6000원이라는 값이 비싸다고 느낄 수는 없을 정도의 맛과 질이니, 금전과 시간의 여유만 있다면 몇 번이고 갈 마음은 충분히 있다. 다만 식사 시간대에 가면 필연적으로 대기타야 하는 귀차니즘이 있고, 가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여유 모두 지금 충분치 않으니까 문제지...lllorz
이렇게 해서 일단 2012년에 쳐묵한 썰은 마무리됐으니, 다음에는 새해 시작 후 3일 뒤에 찾아간 아폴로식당이 식충잡설 포스팅이 될 것 같다. 예전에 했는데 왜 또 하냐고? 할 만하니까 하는 거다. 어쨌든 다음에 '게속'.
보통 뷔페의 경우 음료는 따로 계산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음료까지 무한리필이 가능했다. 다만 모두 탄산음료인 만큼 너무 많이 마셨다가는 탄산 특유의 포만감 때문에 오히려 돈까스를 놓칠 가능성이 많으니 주의해야 할 것 같다.
썰어 보니 육즙이 주르륵 흐르는 것이 포만감에 꺼져가고 있던 식욕을 다시금 자극했고, 먼저 먹고 있던 돈까스의 소스 때문인지 좀 싱겁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것도 꽤 괜찮은 메뉴였다. 물론 떡갈비도 돈까스와 마찬가지로 조리된 것과 조리되지 않은 것 모두 포장 판매가 가능하게 되어 있었다.
뷔페식이기는 하지만 한두 가지 메뉴에 집중한 곳이라 음식의 질은 괜찮은 편이었고, 돈까스를 잘라서 갖고 올 수 있으니 식사량이 적은 사람이라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꽤 괜찮은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기에는 좀 힘든 곳인데, 실제로 두 번째 찾아갔을 때는 식사를 끝내고 담소를 나누던 학생들이 주인의 정중한 권유를 받은 뒤 그릇을 치우고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식기의 경우에도 일단 한 번 쓰면 교체할 수 있는 일반 뷔페와 달리, 여기서는 인건비 문제 때문인지 가능하면 한 번 잡은 식기는 계속 써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나는 이것저것 차려놓는 뷔페가 아니라서 딱히 새걸로 바꿔써야 겠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지만, 어떤 사람은 이걸 좀 불편하게 여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단 생식을 하면서 식사량을 의식적으로 줄이려고 하는 시점이라서, 다시 간다고 해도 이 때처럼 포식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돈까스 하나와 떡갈비 하나만 먹는다고 해도 6000원이라는 값이 비싸다고 느낄 수는 없을 정도의 맛과 질이니, 금전과 시간의 여유만 있다면 몇 번이고 갈 마음은 충분히 있다. 다만 식사 시간대에 가면 필연적으로 대기타야 하는 귀차니즘이 있고, 가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여유 모두 지금 충분치 않으니까 문제지...lllorz
이렇게 해서 일단 2012년에 쳐묵한 썰은 마무리됐으니, 다음에는 새해 시작 후 3일 뒤에 찾아간 아폴로식당이 식충잡설 포스팅이 될 것 같다. 예전에 했는데 왜 또 하냐고? 할 만하니까 하는 거다. 어쨌든 다음에 '게속'.
Posted by 머나먼정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