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정글 잡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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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잡설록 (공지 필독!!!)
by 머나먼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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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좀 기분 나쁜 내용을 많이 쓰고자 한다. 뭐 코믹월드에서 '기분 나쁜' 순간을 경험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지만, 어쨌든 이런 글도 가끔 쓰는 게 텐션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으니.

#1

내가 군대 가기 전에, 코믹월드 홈페이지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주제가 하나 있었다. 무슨 의류 브랜드 비슷한 이름으로 참가한 부스가 사실은 미술학원에서 차린 것이고, 가지고 나오는 상품들도 학생들한테 만화 포스터 던져주고 구도 같은 것 살짝 바꿔서 연필 스케치한 것들로 만든 것이라는 소리였다.

매 코믹 때마다 참가해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인다는 그 부스는 (내가 듣기로는) 결국 참가 금지 조치를 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금지 조치가 무색해졌다는 것은 전역 후 처음 찾은 코믹월드 행사장에서부터 확연히 알 수 있었다.

게다가 그 '미술학원 혐의' 의 부스는 한 군데도 아니고 최소 두 군데였다. 그 방식도 거의 다를 바 없는 '스케치 과제물' 이었고, 다만 컬러 작업을 좀 해준 물품 몇 개만이 변화의 전부였다.

물론 내가 그들에게 직접 '당신들 미술학원에서 왔지?' 라고 따져묻지는 않았다. 즐기려고 온 곳에서 굳이 말싸움을 하고 싶지도 않았고, 코믹월드 측에서 이제는 '대인배 기질' 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해서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소위 '코믹은 돈벌이의 장' 이라는 식의 편견을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열받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단지 부스를 내고 물품들을 찍어내기 위해 40~50만원이라는 큰 돈을 꾸고, 다 판다고 해도 본전 챙기는 정도 수준이라는 대부분의 '영세 동인들' 과 비추어 볼 때, 그리고 '호소력 없는, 기교로만 치장한 상품들' 의 가치 판단으로 볼 때 아마추어리즘은 어디 까지가 허용 한계이고 상업성의 한계는 어디 까지인지 정말 큰 떡밥을 물고 다니게 만드는 것 같다.

그런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상업 부스' 외에도 관람객들의 무개념으로 혼잡해지는 '인기 부스' 앞의 상황도 참 답이 안나오는 풍경이었다. 주나 화백의 부스는 분점을 2층에 두고 1층 부스도 카탈로그와 다른 위치로 옮기는 게릴라전을 방불케 했음에도, 토요일에 떠밀고 떠밀리던 손님들 때문에 디스가 반파되기도 했다.

도난 사건도 잇따랐는데, 2층에서는 어떤 부스가 토요일 폐장 후 견본품으로 붙여 놓았던 팬시 상품들을 도둑맞기도 했고-'무녀' 를 타이틀로 내건 부스였음-, 심지어 디스 자체를 도난당한 곳도 있었다. 무단 촬영 금지 경고문이 곳곳에 붙어 있음에도, 촬영 금지라고 써붙이지 않은 부스라면 자신있게 디카와 폰카를 들이대는 클리키족들은 오히려 귀엽다고까지 느껴졌다.

행사장 내부가 이럴 진대, 바깥은 오죽 하겠는가. 아니, 더 심하면 심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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