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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잡설록 (공지 필독!!!)
by 머나먼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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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를 맡고 있는 아마추어 관현악단 연주회가 그리 멀지 않은 가운데, 주 3일은 거기에 온통 정신을 뺏기고 체력도 (비록 좀 시원해졌다고 해도) 변변찮은 수준이다. 그래도 어쨌든 '거기에 코믹이 있기에' 여느 때처럼 SETEC을 찾았고.

이번에는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서 일찍 일어나 행사장으로 향했다. 네이뷁이라는 국내 거대 포털 사이트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웹툰을 연재하고 있는 한 작가가 부스를 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는데, 일단 입장하자마자 거기로 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실제로 SETEC에 도착한 것이 10시 20분 쯤이었는데, 이렇게 빨리 코믹월드 행사에 와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나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꽤 많았는지, 입장줄도 매표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꽤 길게 늘어서 있었다. 지난 번 들어갔다는 민원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어쨌는지, 코믹 측 행사 진행 요원 외에 SETEC 측의 경비원들이 검은색 전투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며 잔디밭에 들어가거나 앉아있는 등의 행위를 단속하고 있었다.

동아리 입장이 아직 덜 끝났는지, 예정된 일반 입장 시간인 10시 30분보다 약 14분 늦은 10시 44분 쯤에 문이 열렸다. 일단 열리고 나니 입장줄은 굉장히 빨리 사라졌고, 거의 빨려들어가다시피 들어가 오른쪽의 3관으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미리 점찍어두고 있던 그 문제의 부스, 정마루 화백이 낸 '[Episode] Maybe' 앞에는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 있었다. 재빨리 가서 줄을 섰는데, 10분 가량이 지나가도 좀처럼 사람들이 빠지질 않았다. 아마 유명 웹툰 작가라는 것 때문에 사인을 받는 사람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은데, 기다리는 동안 뭐가 나왔나 힐끔힐끔 보면서 살 물건을 미리 정해놓고 있었고.

작가가 오른손 상태가 안좋은지 붕대를 감고 있어서, 사인을 받을까 말까 생각하다가 결국 가져간 종이에 닉네임을 써놓고 가능한한 신속하게 주문을 했다. 사온 품목은 포스터(1000\)와 회지 '[Episode] Maybe...Another Story vol.1(3000\)' 이었는데, 회지의 경우 원래 vol.2가 출간 예정이었지만 인쇄소 마감 날짜에 맞추지 못해 2006년에 나왔던 vol.1을 재판한 것이라고 했다. 줄을 선 지 거의 20분 만에 회지 속표지에 사인을 받으면서 오른손의 쾌유와 연재중인 웹툰의 다음 회를 기대한다는 말을 하고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렇게 열띤 시간을 보낸 뒤, 미리 봐둔 다른 부스들을 찍어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우선 같은 3관에 있던 깜쥐 화백의 부스 'WWSP' 에 들러서 클라나드 러프스케치북 'Heartful(2000\)' 을 두 번째로 질렀다. 블로그의 행사 정보를 보니, 책을 별로 많이 찍질 않아 이번 서코에서 다 팔릴 것 같다는 내용을 보고 노파심에 두 번째로 달겨들었고.

이어 예약 품목 두 개와 미리 봐둔 회지 하나가 있는 1관으로 옮겨갔다. 우선 엘버 화백 외 1인이 차린 부스 'Local G' 에서 예약해 뒀던 하츠네 미쿠 카피북(2000\)을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전위적이고 파격적인 내용이라 좀 놀랐다.

그리고 '미리 봐둔 회지' 가 있는, 모니카 화백cocoon 화백의 공동 부스 '포니테일' 에 다시 찾아갔다(1관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가긴 했지만, 아직 부스 준비중이라 주문할 수 없었다).

봐둔 회지는 사운드 호라이즌 앨범 중 두 곡의 가사를 토대로 그려낸 트윈지 'LOST(5000\)' 였는데, 누군가가 샘플을 올려놓은 페이지에 '한 쪽은 남자분이, 한 쪽은 여자분이 아프군요' 라는 초절기교 개그리플을 달아놓은 것이 갑자기 생각났다. 그래서 순서가 되었을 때 '한 쪽은 남자분이 아프고 한 쪽은 여자분이 아픈 회지 주세요' 라고 했는데, 잠깐 멈칫하다가 이내 알아들었더라는 이야기(...).

마지막으로 예약해 두었던 것을 찾으러 또 옮겨갔는데, 트윈지라고는 해도 역시나 신간을 내놓은 '자의식과잉' 에서 'DVD(판미 화백+냐랑 화백. 3000\)' 를 구입했다. 동방 시리즈 회지 중에서도 진짜 특이하게 레밀리아x레이무를 컨셉으로 잡은 물건이었는데, 하여튼 개성있는 캐릭터들도 많고 커플링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것 같다. 그리고 참고로 저 회지는 지금까지 입수한 코믹월드 회지 중 파본 혹은 낙장본 교환시 '매우 까다롭고 복잡하며 어려운 절차' 를 요하고 있다(...).

그러고 나서 1관의 부스 전체, 이어서 3관의 부스 전체를 쭉 돌아봤다('[Episode] Maybe' 부스는 결국 독립 부스로 떨어져서 운영되었는데, 그래도 늘어선 줄은 줄어들 줄 모르고 있었다. 흠많무). 일단 '빠삐놈' 같은 희대의 서브컬처까지 탄생시킨 '놈놈놈' 의 인기가 굉장하다는 것을 실감했고, 동방이나 보컬로이드 부스도 여전히 많았다. 그리고 '장금이의 꿈' 의 BL 회지를 파는 부스도 두 군데 정도 볼 수 있었고.

그 시점에서 이미 16000원이나 써버렸기 때문에, 뭔가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더라도 더 사기가 좀 그런 모양새였다. 그래서 예전부터 나온다 나온다 했던 나노하 18금 회지도 결국 다음 코믹으로 보류해 버렸고. 일단 다시 3관으로 들어가 단골 부스인 로리꾼 화백의 Cat or Fish로 향했다.

극소량의 현시연 카피북을 찍어냈다는 소식을 어제 입수했는데, 코믹 하루 전날 만든 거라 판매는 안하고 있었다. 어쨌든 찍어낸 것 하나와 필통 두 개, 지퍼파일, 마우스패드 등의 신품을 입수했는데, 카피북에 오기우에나 카나코 둘 중 하나라도 안나오면 부스 앞에서 촛불집회 할거라는 으름장(?????) 때문이었는지 둘 다 한두 컷은 나와 있었고.

그리고 미리 가져갔던 닭터유 시리즈-요즘 은근히 중독돼 있음. 시리얼바+콩단백바+초코께끼 3종 세트가 완소-와 데자와 한 캔을 구호 물품으로 전달했다. 다리 상태는 7월 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염증이 심한 상태라 병원에서 자꾸 입원을 권하고 있다고 했다. 입원이야 해도 별 지장은 없다지만, 그렇게 되면 동인 활동을 못한다는 문제가 생기는 것 같고.

다른 것들도 지르고 싶은 것들은 물론 있었지만, 계속 있었다가는 정말 대책없고 개념없이 질러버릴 것 같은 노파심이 생겨 오후 1시 무렵에 회장을 빠져나왔다. 아직은 여름 한낮인데도 회장 안보다 바깥이 이렇게 시원할 수가. 하지만 현찰총알이 떨어졌다는 것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대치역으로 향하는 길가에서 지갑 정리하다가 알게 되었다. 배춧잎 한 장이 정말 애매하게 천원 지폐와 영수증들 사이에 구겨지듯 끼워져 있었는데, 그렇다고 다시 SETEC으로 돌아가기에는 많이 지치고 피곤한 상태였다.

일단 고픈 배 채우려고 은마아파트 지하상가의 '할아버지 돈까스' 에 들렀다(관련 포스팅은 추후 이글루스 성지 중 한 곳인 음식 밸리로 보내버릴 예정임).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스파게티와 돈까스가 같이 나오는 스페셜 메뉴를 질러서 깨끗이 비우고, 후식처럼 주어진 막대사탕을 빨아가며 집으로 돌아왔다.

후속 서코 행사가 10월에 있을 것이라는 예정과 달리, 정말 텀이 적은 9월에 또 추가 행사가 계획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좀 왱알앵알인 상태다. 9월이라면 일단 연주회가 가장 시급한 행사로 예정되어 있고, 그거 끝나고도 대학 시절의 마지막 제출곡인 관현악곡 작곡이라는 과제도 남아있을 테니 꽤 바쁠 것 같다. 물론 바쁜 거야 토요일 하루만은 어떻게든 시간낼 수 있을 것 같지만...역시 돈이...lll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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