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통영 시외버스터미널 앞의 한 PC방. 밤차를 기다리는 중.
일단 재작년에 한 번 와봤지만 그 때는 일정이 빡빡했던 데다가 돈도 별로 없어서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올라왔고,
올해는 비록 하루만 갔다 왔지만 그래도 지난 해의 이틀보다는 훨씬 내용이 괜찮았다.
역시 한 번 가서 고생한 곳에서 다시 똑같이 반복하지 않는 걸 보면, 나라는 놈에게도 믿을 구석은 있나 보다.
통영에서 얻은 각종 아이템과 경험한 이벤트들;
1. 통영꿀빵-통영시 홈페이지에도 없는 먹거리. '오미사꿀빵' 이라는 가게가 가장 유명하고 거의 유일한 집이라길래 찾아보기로 했다. 적십자병원만 찾으니 의외로 간단히 발견. 가족들과 무장공익 동생의 여친을 위해 12개를 주문하고 시험삼아 먹기 위해 3개를 따로 주문(개당 500원).
일단 하나를 먹어 보려고 비닐봉지를 열었는데...
찐. 득. 해.
단팥소를 넣고 튀긴 일종의 도너츠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겉에 물엿을 뿌렸기 때문에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하나만 먹어도 요기가 될 정도로 속도 꽉 차있었고. 집에 가서 포크로 찔러서 힘껏 떼어 먹는 것이 가장 쉽고 위생적일 듯.
2. 해저터널-일단 버스비 아끼기 위해 도로표지판 보면서 계속 걸었다. 하지만 서울 등 대도시를 생각하고 미리 쫄아 있었음이 분명했다. 여전히 오른발이 아파서 절룩거리며 걸었지만, 그래도 별로 힘들이지 않고 도착. 물론 건너가 보았다. 현지인들은 매일 이용해서 그런지 매우 자연스러워 보였다.
480m 남짓한 작은 터널이지만, 이것이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이라고 한다. 둑으로 바닷물을 막은 자리에 땅을 파고 설치한 뒤, 다시 흙을 덮고 둑을 허물어 지었다는데, 당시로서는 꽤 하드코어급 공사였을 듯. 게다가 저 터널은 일제가 '임진왜란 때의 원혼들 밑으로 기어다니라' 는 의미로 지었다는 뜻도 있다면서 일종의 '치욕' 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3. 충무김밥-포장만 해 주는 '한일김밥' 에서 1인분(3000원)을 포장해서 시민문화회관이 있는 남망산 벤치에서 먹어 보았다. 확실히 바닷가라 그런지 무김치와 오징어무침에서도 바다 냄새와 젓갈 냄새가 물씬 풍겼다. 물론 서울의 그것과는 차원도 틀렸고.
단지 오징어무침에 어묵이 섞여 있어서 좀 특이했고, 무김치는 내 입에는 꽤 맛이 짜고 강했다. 다음에 갈 기회가 있으면 무김치는 조금만 달라고 해야 할 듯.
4. 연주회-솔직히 윤이상 음악은 처음 듣는 이들에게 '이게 대체 뭐야?' 라던가 '이거 틀리게 연주해도 아무도 모르겠다' 라는 인상을 주기 마련. 하지만 오페라 공연이었던 만큼 무대와 연기가 음악의 난해함을 일정 부분 커버해 주었다. 특히 악마 '손롱' 역을 맡았던 바리톤 가수가 굉장히 카리스마가 넘쳤고, 심지어는 '개폼의 명수' 라는 신X철을 보는 듯 했다.
게다가 1막은 여우 '아슈' 와 '량궁' 역의 두 여가수들이 주인공 '판혼산' 의 웃옷을 살살 벗기면서 끝났는데, 국내 무대로서는 꽤 파격적인 연출이었다. 기왕이면 바지도 벗겨 줬으면 했다. 웃통만 드러난 주인공 가수는 그래도 성악가 치고는 배가 덜 나와서 괜찮아 보였다.
물론 무대를 뚫고 나오지 못한 성악가들의 노래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대개 개/폐막공연은 녹음돼서 다음해 음악제 때 배포되는데, 이번에 공연된 오페라는 아무래도 힘들 듯.
연주회 끝나고는 따로 지휘자 내외분과의 간단한 만남과 불꽃놀이가 이어졌는데, 그렇게 가까이서 불꽃을 터뜨리는 것은 처음 봤다. 심지어 보다가 타다 남은 재가 눈에 떨어져서 난감하기도 했다.
목표한 모든 코스를 클리어했으니, 특별히 찜질방 신세를 질 필요도 없게 돼서 밤차를 예약해 놓았다. 비록 윤이상이 살던 집은 못찾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즐겼으니 대만족. 바다 풍경과 걸쭉한 경상도어를 구사하는 로리들만으로도 통영은 다시 올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일단 재작년에 한 번 와봤지만 그 때는 일정이 빡빡했던 데다가 돈도 별로 없어서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올라왔고,
올해는 비록 하루만 갔다 왔지만 그래도 지난 해의 이틀보다는 훨씬 내용이 괜찮았다.
역시 한 번 가서 고생한 곳에서 다시 똑같이 반복하지 않는 걸 보면, 나라는 놈에게도 믿을 구석은 있나 보다.
통영에서 얻은 각종 아이템과 경험한 이벤트들;
1. 통영꿀빵-통영시 홈페이지에도 없는 먹거리. '오미사꿀빵' 이라는 가게가 가장 유명하고 거의 유일한 집이라길래 찾아보기로 했다. 적십자병원만 찾으니 의외로 간단히 발견. 가족들과 무장공익 동생의 여친을 위해 12개를 주문하고 시험삼아 먹기 위해 3개를 따로 주문(개당 500원).
일단 하나를 먹어 보려고 비닐봉지를 열었는데...
찐. 득. 해.
단팥소를 넣고 튀긴 일종의 도너츠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겉에 물엿을 뿌렸기 때문에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하나만 먹어도 요기가 될 정도로 속도 꽉 차있었고. 집에 가서 포크로 찔러서 힘껏 떼어 먹는 것이 가장 쉽고 위생적일 듯.
2. 해저터널-일단 버스비 아끼기 위해 도로표지판 보면서 계속 걸었다. 하지만 서울 등 대도시를 생각하고 미리 쫄아 있었음이 분명했다. 여전히 오른발이 아파서 절룩거리며 걸었지만, 그래도 별로 힘들이지 않고 도착. 물론 건너가 보았다. 현지인들은 매일 이용해서 그런지 매우 자연스러워 보였다.
480m 남짓한 작은 터널이지만, 이것이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이라고 한다. 둑으로 바닷물을 막은 자리에 땅을 파고 설치한 뒤, 다시 흙을 덮고 둑을 허물어 지었다는데, 당시로서는 꽤 하드코어급 공사였을 듯. 게다가 저 터널은 일제가 '임진왜란 때의 원혼들 밑으로 기어다니라' 는 의미로 지었다는 뜻도 있다면서 일종의 '치욕' 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3. 충무김밥-포장만 해 주는 '한일김밥' 에서 1인분(3000원)을 포장해서 시민문화회관이 있는 남망산 벤치에서 먹어 보았다. 확실히 바닷가라 그런지 무김치와 오징어무침에서도 바다 냄새와 젓갈 냄새가 물씬 풍겼다. 물론 서울의 그것과는 차원도 틀렸고.
단지 오징어무침에 어묵이 섞여 있어서 좀 특이했고, 무김치는 내 입에는 꽤 맛이 짜고 강했다. 다음에 갈 기회가 있으면 무김치는 조금만 달라고 해야 할 듯.
4. 연주회-솔직히 윤이상 음악은 처음 듣는 이들에게 '이게 대체 뭐야?' 라던가 '이거 틀리게 연주해도 아무도 모르겠다' 라는 인상을 주기 마련. 하지만 오페라 공연이었던 만큼 무대와 연기가 음악의 난해함을 일정 부분 커버해 주었다. 특히 악마 '손롱' 역을 맡았던 바리톤 가수가 굉장히 카리스마가 넘쳤고, 심지어는 '개폼의 명수' 라는 신X철을 보는 듯 했다.
게다가 1막은 여우 '아슈' 와 '량궁' 역의 두 여가수들이 주인공 '판혼산' 의 웃옷을 살살 벗기면서 끝났는데, 국내 무대로서는 꽤 파격적인 연출이었다. 기왕이면 바지도 벗겨 줬으면 했다. 웃통만 드러난 주인공 가수는 그래도 성악가 치고는 배가 덜 나와서 괜찮아 보였다.
물론 무대를 뚫고 나오지 못한 성악가들의 노래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대개 개/폐막공연은 녹음돼서 다음해 음악제 때 배포되는데, 이번에 공연된 오페라는 아무래도 힘들 듯.
연주회 끝나고는 따로 지휘자 내외분과의 간단한 만남과 불꽃놀이가 이어졌는데, 그렇게 가까이서 불꽃을 터뜨리는 것은 처음 봤다. 심지어 보다가 타다 남은 재가 눈에 떨어져서 난감하기도 했다.
목표한 모든 코스를 클리어했으니, 특별히 찜질방 신세를 질 필요도 없게 돼서 밤차를 예약해 놓았다. 비록 윤이상이 살던 집은 못찾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즐겼으니 대만족. 바다 풍경과 걸쭉한 경상도어를 구사하는 로리들만으로도 통영은 다시 올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