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누가 '문화' 라는 것을 자기네 나라에 들이네 마네 할 수 있겠는가? 교황도 그렇게는 못할 거다. 심지어 어떤 종류의 탄압을 가한다고 해도 들어갈 곳에는 다 들어가는 것이 문화다. 설령 그 문화의 발생국이 자기 나라를 몇십 년간 지배하면서 폭정을 휘둘렀던 곳이라도 말이다.
나는 대략 1990년대에 정부에서 일본 문화를 단계적으로 개방한다고 '칙령' 을 내리자마자 비웃은 사람 중 한 명이다. 그 당시에는 PC통신도 인터넷도 모두 원시적인 수준이라 자료 공유 같은 것도 활발하지 못했지만, 대만제 빽판 VCD와 CD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고, 사람들은 정부의 정책에 조롱이라도 하듯 일본 것을 그대로 베낀 드라마나 노래를 계속해서 폭로하고 있었다.
게다가 '일본어 노래' 는 수입 금지라고? 이래서 '책상 위에서 펜대나 놀리는' 녀석들보다 내가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말에 문화공보부의 정식 수입 인증 딱지를 받고 일련의 일본 CD들이 들어왔는데, 용산의 모 레코드점에서 떨이로 파는 것을 운좋게 살 수 있었다. 물론 그 CD들 중에는 일본어로 된 오페라와 칸타타까지 있었고. 전임자들이 알려주지 않아서 모르는 건지, 아니면 걔네들이 똘추라서 모르는 건지.
이러한 까닭에 오히려 표절과 밀수라는 '어둠의 루트' 는 더욱 성행했고, 꼭 '어둠' 이 아니라도 나나 Fireegg Friend 여 모군처럼 일본 구매대행 회사에 몇십 만원을 바쳐가며 일본 문화상품을 구하는 사람들을 더욱 양산해준 것이다. '금주법' 이 술을 없애기는 커녕 갱을 키워서 미국을 난장판으로 만든 사실만 봐도, 문화관광부의 일본 문화 개방 어쩌고 하는 것이 삽질 이상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충분히 깨달을 수 있다.
외국 문화에 되지도 않는 빗장을 걸기 전에 국내의 문화 현실이라도 간섭하지 않았다면야 아무 말 안하지만(하기야, 지원 따위는 애당초 바라지도 않았으니), 이 놈의 정부 조직이란 참 똘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짓을 골라서 해왔다. 상디는 아직도 사탕을 입에 물고 다니고, 노래는 이런저런 이유로 방송을 못 타며, 쥬라기 공원과 자동차 수출 수익 따위를 비교하면서 문화를 육성해야 한다는 녀석이 대통령질을 해처먹고 다녔던 나라가 그럼 어느 나라인가?
내가 아는 문화관광부 장관 중 4년 이상을 채우고 물러난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걸로 안다. 문화 정책을 제대로 입안하고 실행하기에는 4년이란 시간도 사실은 부족한데 말이다. 대신에 그들은 지금도 재미없는 주말 쇼를 대신하듯 이런저런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앞으로도 많이 웃겨 주기 바란다.
(이 글은 10월 중순에 ExCF에 썼던 글이지만, 아직 유효한 것 같아 재탕함)
(네이버 블로그, 2003.12.8)
나는 대략 1990년대에 정부에서 일본 문화를 단계적으로 개방한다고 '칙령' 을 내리자마자 비웃은 사람 중 한 명이다. 그 당시에는 PC통신도 인터넷도 모두 원시적인 수준이라 자료 공유 같은 것도 활발하지 못했지만, 대만제 빽판 VCD와 CD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고, 사람들은 정부의 정책에 조롱이라도 하듯 일본 것을 그대로 베낀 드라마나 노래를 계속해서 폭로하고 있었다.
게다가 '일본어 노래' 는 수입 금지라고? 이래서 '책상 위에서 펜대나 놀리는' 녀석들보다 내가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말에 문화공보부의 정식 수입 인증 딱지를 받고 일련의 일본 CD들이 들어왔는데, 용산의 모 레코드점에서 떨이로 파는 것을 운좋게 살 수 있었다. 물론 그 CD들 중에는 일본어로 된 오페라와 칸타타까지 있었고. 전임자들이 알려주지 않아서 모르는 건지, 아니면 걔네들이 똘추라서 모르는 건지.
이러한 까닭에 오히려 표절과 밀수라는 '어둠의 루트' 는 더욱 성행했고, 꼭 '어둠' 이 아니라도 나나 Fireegg Friend 여 모군처럼 일본 구매대행 회사에 몇십 만원을 바쳐가며 일본 문화상품을 구하는 사람들을 더욱 양산해준 것이다. '금주법' 이 술을 없애기는 커녕 갱을 키워서 미국을 난장판으로 만든 사실만 봐도, 문화관광부의 일본 문화 개방 어쩌고 하는 것이 삽질 이상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충분히 깨달을 수 있다.
외국 문화에 되지도 않는 빗장을 걸기 전에 국내의 문화 현실이라도 간섭하지 않았다면야 아무 말 안하지만(하기야, 지원 따위는 애당초 바라지도 않았으니), 이 놈의 정부 조직이란 참 똘추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짓을 골라서 해왔다. 상디는 아직도 사탕을 입에 물고 다니고, 노래는 이런저런 이유로 방송을 못 타며, 쥬라기 공원과 자동차 수출 수익 따위를 비교하면서 문화를 육성해야 한다는 녀석이 대통령질을 해처먹고 다녔던 나라가 그럼 어느 나라인가?
내가 아는 문화관광부 장관 중 4년 이상을 채우고 물러난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걸로 안다. 문화 정책을 제대로 입안하고 실행하기에는 4년이란 시간도 사실은 부족한데 말이다. 대신에 그들은 지금도 재미없는 주말 쇼를 대신하듯 이런저런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앞으로도 많이 웃겨 주기 바란다.
(이 글은 10월 중순에 ExCF에 썼던 글이지만, 아직 유효한 것 같아 재탕함)
(네이버 블로그, 2003.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