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정글 잡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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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잡설록 (공지 필독!!!)
by 머나먼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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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많은 양의 기대 물품들이 나온다는 소식을 이미 접하고 있었던 만큼, 탄약 보급에 각별히 신경을 써서 가봤다. 그리고 예상 대로 탄약 소모가 너무 심해 전투 피로가 극에 달했던 이벤트였고.

한 11시 45분 쯤에 학여울역에 도착했는데, 내 시력이 나빠졌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코스프레 차림으로 지하철에서 내리는 '대인배' 는 거의 없었다. 코믹월드 측의 프리허그 금지 조치 등으로 뭔가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나...싶었지만, 개찰구 쪽을 보고는 '그러면 그렇지' 라고 즉시 태도를 바꿨고.

아무튼 길게 늘어선 입장줄은 없었고, 있었다 해도 예매권을 샀으니 별로 개의치 않고 들어갔다. 우선 3관부터 가봤는데, 여기서부터 난사가 시작됐다;

자의식과잉(K11): 동방 개인지 'Allegoria -Second Chapter-' (5000\. 판미 화백)

지난해 8월 이후로 꽤 오랫동안의 침묵 끝에 발매된 신간. 'Second Chapter' 가 부제인 만큼 전에 발매한 레밀리아x파츄리 커플링 스토리를 이어간 물건이었다. 다만 두께가 전보다 좀 더 두툼해졌고 내용도 전보다 좀 더 진지해졌고.

사실 거의 매달 신간을 내다시피 했던 전력을 보면, 작가에게 어느 정도 휴식이 필요하기는 했다고 본다. 도덕주의자들에게는 뭔가 꺼림직할 법한 내용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애초부터 도덕 따위는 쓰레기통에 팽개쳐 썩히고 있는 이 나라 상황을 볼 때 오히려 건전하다고까지 느껴졌고.

이터널 필드(M35/36):
'스즈미야 하루히의 동인 vol.3(글: 미츠이시 하루카/그림: 아루에)'
'럭키☆스타's vol.1(글: 미츠이시 하루카/그림: 카가미 하루)'
'럭키☆스타's vol.2(글: 카가미 하루/그림: A.Star)'
'럭키☆스타's vol.3(글: 미츠이시 하루카/그림: SAYU)'
펜터치 일러스트북 'S.O.G(소갱 화백)' (각 3000\. 총 15000\)

한 부스에서 이토록 많은 책을 질러댄 적은 없었다. 하루히 동인지는 작년 6월과 11월 서코 때 구입한 것의 속편이었고, 럭키☆스타 동인지들은 그 때도 봤지만 지를까 말까 했다가 보류한 것들이었고.

럭스에 대해서는 제작 방식-카피앤페이스트가 남용됐다고 비판하는 이들이 있음-을 문제삼는 이들도 있었는데, 트레이싱이나 표절 같은 개념 분실 사례까지는 아닌 것 같다(물론 '게으르다' 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도 있을 듯).

개인적으로 패러디 회지 네 권은 볼 때 다소 정신줄을 놓은 상태로 봐야 재미있는 것 같은데, 뭔가 진지하게 이해하려고 하면 곧 '배패를 인정해야' 했다.

WWSP(N44): 일러스트북 'Lolita' (4500\. 깜쥐 화백)

제목 그대로 로리타를 컨셉으로 전력질주한 컬러 일러스트북. 하여튼 저 화백의 책은 컬러일러던 러프북이건 카피북이던 간에 이성이 허용하지 않는 한계점에서 지름신을 소환시키곤 한다. 다만 같이 팔고 있던 금서목록x토라도라 가방은 고민 끝에 보류했고.

포니테일(F37/38): 보컬로이드 개인지 'Growing Pain' (3500\. cocoon 화백)

코믹의 대세로 자리잡은 보컬로이드를 소재로 한 것 중 유일하게 지른 품목(예약 품목). 카가미네 린x렌이라는 컨셉이었는데, 그렇다고 대놓고 19금은 아니었고. no.1이라고 된 것을 보면 속편이 나올 것 같다(다만 저 서클에서 속편 계획은 꽤나 자주 바뀌는 것 같아서 속단은 금물).

같이 출전한 모니카 화백도 발렌타인 데이를 컨셉으로 한 보컬로이드 개인지를 기획했다가 '완성도의 문제' 로 취소하고 서플에 내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서플의 지름 품목 하나는 자동적으로 정해진 것 같고.

Cat or Fish(B14): Fate/stay night 개인지 'Cat or Fish?! vol.2'

늘 들리는 단골 부스. 첫 데뷰 회지의 속편이었는데, 그저 시로랑 어쌔신 지못미▶◀. 그리고 출연 못한 라이더랑 사쿠라 지못미▶◀. 단골에 구호물품 배달 전속이라는 장점을 악용해(???) 새로 내놓은 클리어 파일+포스터까지 합쳐 3000원에 구입했다.

아무튼 초등학교 알바도 그만 둬서 시간이 남아도는 터라 이제 한 달 간격으로 회지를 내볼 예정이라고 하는데, 개인 회지 외에도 8월 중에 현시연 합동 회지에 참가할 계획도 잡고 있다고 한다. 극소량만 풀린 카피북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는 꽤나 솔깃한 계획이었고. 다만 절간 수햏 계획은 자제효.

egloos(M45): 합동 일러스트북 'Egloos 3rd Color Illustration Book' (5000\. 여러 작가들)

사실 이번에 출전 소식을 보면서, 그리고 지르면서, 또 지르고 나서도 그리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던 물건이다. 이미 이글루스라는 블로그 서비스를 접은 이유는 그 곳에도 써놨긴 하지만, 점차 막장 일로를 향해가는 많은 블로거와 운영진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실망 때문이었다.

그렇게 거칠게 때려치고 나간 놈팽이가 그 블로그 서비스의 비공인 마스코트를 내세운 일러북을 샀다니, 꽤 웃기지 않은가? 나 자신마저도 웃길 정도다. 물론 참가 작가들 중 망르 화백이나 깜쥐 화백 등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작가들의 그림은 분명 마음에 들었고, 이글루스걸의 하루를 컨셉으로 여러 작가들의 개성을 발휘시킨다는 아이디어가 꽤 신선했고 흥미로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각 밸리를 소재로 한 컨셉의 단원에서는 꽤나 심기가 불편해졌다. 내가 이글루스를 나가게 된 가장 큰 계기를 만들어 주었던 뉴스비평 밸리나 역사 밸리에 대해서 윤색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의 동떨어진 이상향을 그려낸 것에 특히나 심한 반감을 가지게 됐고. '이거 혹시 이글루스 측에서 위탁한 컨셉 아닌가?' 라는 되도 안되는 의혹까지 가질 뻔했다.

아무튼 그림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완성도도 있었고, 가격도 두툼한 두께에 비해 그렇게까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림의 아름다움이나 가격의 적절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글루스라는 곳이 돌아가는 꼬라지는 그와 거의 정반대로 보인다는 나의 입장이 변하지 않는 한, 저 일러북을 꺼내들 때 불편한 마음을 없애기는 힘들 것 같다.

총계 33000\, 그것도 팬시나 포스터 등 여타 물품들은 예약 특전이나 서비스로만 입수한 탓에 거의 책에 올인한 지름이었다. 역시 방학의 힘이란. 다만 'Project23' 이라는 이름으로 합동 일러북을 내기로 한 팀은 무슨 일인지 참가하지 않은 상태였다. (만약 참가했다면 탄약 부족으로 인한 좌절감을 맛봐야 했을 테니 오히려 다행인지 어쩐지.)

행사 자체에 대해 짧게 평하자면, 프리허그 금지로 확실히 무개념 코스어들의 소란 행위는 적어졌다. 다만 노점상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고, 학여울역 대합실의 상황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행사장 내에서는 부스 사이의 중앙 통로를 가능한한 모든 줄에 확보해 놓아 관람자들의 동선을 분산시켰는데, 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이동이 전보다 훨씬 수월해지는 효과를 발휘했다. SETEC 뿐 아니라 aT센터에서도 시도해볼 만한 부스 배치인데, 한 줄에 사람이 몰려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꽤 점수를 높이 주고 싶은 아이디어였다.

그리고 이렇게 '개털린' 뒤에 또 백합제가 예정되어 있는데, 물론 이번 만큼 지르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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