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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잡설록 (공지 필독!!!)
by 머나먼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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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아티스트가 스트링 앙상블과 협연을 해서 음반을 제작한 사례는 꽤 많은 편이다. 빌리 홀리데이나 엘라 피츠제럴드 같은 재즈 싱어들 외에도 기악 연주자들이 만든 것들도 있는데, 그 중에 맨 처음 구입해 들어본 것이 알토 색소포니스트 찰리 파커와 트럼페터 클리포드 브라운의 것이었고.

파커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재즈 아티스트였지만 클래식 음악에도 굉장한 관심을 보였었고, 특히 스트라빈스키나 바레즈 같은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풍에서 꽤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바레즈에게 개인적으로 작곡을 배우려고 했다는 주변인들의 증언까지 있다.) 스트링 앙상블을 대동하고 작업을 한 것도 이런 성향에서 나온 아이디어같고.

다만 파커는 이 작업에서 자신이 영향을 받았다던 전위적인 형태의 음악도, 그리고 그가 평소에 보여주던 미칠 듯한 스피드와 아이디어의 속주도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파커의 의도가 진짜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작업 성과에 대해 만족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이 때를 전후해 디지 길레스피, 캐논볼 애덜리, 벤 웹스터, 해리 카니, 쳇 베이커, 스탠 게츠, 아트 페퍼, 웨스 몽고메리, 빌 에반스, 제리 멀리건 등등 수많은 재즈 기악 연주자들이 스트링 앙상블과 꽤 많은 녹음을 만들었고.

스트링 앙상블과 협연해 녹음한 음반들의 대부분은 중간 혹은 느린 템포의 감상적인 발라드 곡을 주로 선곡했는데, 그런 탓에 '닳고 닳은 통속성' 을 노린 상업적인 음반들이라는 비난을 받곤 한다. 특히 재즈의 전위파에 속했던 파커나 디지 길레스피 같은 이들이 스트링을 대동하고 녹음한 음반들은 음악적으로 모순이라고 해서 말이 많았었다.

물론 바이올린족 찰현악기들의 합주가 풍성한 울림과 다양한 색채를 부여해준다는 점에서, 통속성을 고의로 노렸던 아니건 간에 재즈 아티스트들이 과외 작업으로 혹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지금껏 이런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꽤 흥미롭다.

파커와 브라운, 그리고 이전의 쳇 베이커 포스팅 말미에서 살까 어쩔까 했다가 결국 김동률 라이브 앨범 신보 지름 직전에 구입한 'Chet Baker with Strings' 사이에 뭔가 구미가 당기는 물건을 하나 입수해서 이번 뻘글 소재로 삼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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