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처음 가본 '두리돈까스' 의 옆에 있는 '바로돈까스' 라는 곳에 가봤다. 주양쇼핑 지하상가의 돈까스집들은 대개 한 장소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이 걸리고 돈이 들더라도 추천받았던 나머지 세 가게를 다 돌아다니며 먹어보겠다는 안여돼 십덕의 쓰잘데기 없는 근성이 발동 중이고.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푸른색 표식이 가게를 나타내는 가장 큰 이정표다.
여느 원탁식 점포들과 마찬가지로 주방 크기는 협소한데, 그래서 아주머니 두 분만 가게를 보시고 계셨고. 왼편에서는 밥이나 국을 뜨고, 오른편 싱크대에서는 채소를 다듬거나 돈까스 고기를 만들거나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자리에 앉아 음식을 주문하면 마찬가지로 수프가 먼저 나온다. 역시 지난 번 점포와 마찬가지로 인스턴트 쇠고기수프 스톡을 사용한 것이었고. 그리고 세 가지 밑반찬을 담은 접시도 따라나오는데, 나중에 찍었다.
사람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서 그랬는지, 돈까스를 빵가루에 버무리고 튀기는데 약간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돈까스를 튀기는 동안 다른 아주머니께서 곁들이를 준비하고 계셨는데, 미리 '피클은 빼주세요' 라고 부탁드렸다. 곁들이와 밥이 다 담겨졌을 쯤에는 돈까스가 다 튀겨져 있었고.
나온 돈까스 접시는 두리돈까스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옆으로 길쭉해 사진에 다 담지 못한 접시, 세 쪽씩 나오는 돈까스, 케첩 빛깔과 맛이 강한 양배추용 드레싱, 옥수수 통조림 등등. 다만 마카로니의 경우 오이나 생당근이 버무려지지 않은 순수한(?) 것이라 다행이었다.
돈까스 접시 외에 따로 나오는 밑반찬과 국그릇. 밑반찬은 배추김치와 단무지, 그리고 독특하게 무말랭이가 같이 나왔고 국은 파 송송 넣은 된장국이었다. 일단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키고, 양배추와 옥수수, 마카로니를 한데 섞어 마구 버무리고, 고기를 미리 한입 크기로 썰어놓고 먹기 시작했다.
음식맛과 양은 예전 점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여기는 소스의 점성이 약간 진한 편이었고, 겉보기에도 후춧가루가 눈에 자주 보일 정도로 후추맛이 강했다. 멀건 소스와 덜 자극적인 돈까스를 기대한 사람에게는 약간 실망스러울 수도 있었겠고. 후추맛이 좀 신경쓰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맛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수준은 아니라 다 먹어치웠다.
이제 남은 가게는 두 군데인데, 하나는 이번에 먹은 곳과 같은 공간을 반씩 나눠 쓰고 있는 곳이고 하나는 근처 벽 쪽에 자리잡은 곳이다. 그 외에 몇 군데가 더 있기는 했는데, 일단 잠정적으로 두 군데만 더 가보기로 했다. 여기 외에도 서울 시내 각지에서 오무라이스나 볶음밥, 모밀 등으로 눈길을 끈 점포들이 몇 군데 있어서, 거기까지 감안하면 일단 추천받은 네 가게만으로도 벅찰 듯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