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도 마찬가지로 높은 의자에 둘러앉아 먹는 원탁식 가게인데, 2편에 썼던 '바로돈까스' 와 공간을 반으로 나눠서 쓰고 있는 곳이다. 가게들마다 돈까스의 특색은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는데, 밑반찬이나 음식의 세트 주문 등으로 저마다의 개성을 만들고 있는 것 같고.
가게 이름은 '돈까스나라' 고, 가게 옆에는 개방된 형태의 제과점이 위치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갔을 경우 가장 먼저 접하는 가게이기도 하고.
이 가게의 독특한 점은, 까스류 메뉴에 딸려나오는 밥을 위 메뉴판과 같이 다른 메뉴의 밥이나 면류로 바꾸어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뉴판 중간의 설명을 좀 더 알기 쉽게 요약하자면, 돈까스를 시키되 밥을 오무라이스로 먹고 싶다면 돈까스값 4500원에 500원을 더한 5000원을 지불하면 된다는 뜻이다. (오무라이스만 먹고 싶다면 오무라이스값 4500원을 지불하면 되는 거고.)
어쨌든 먹고 가려고 앉는 이들에게 수프가 제공되는 것은 지금까지 방문해온 여느 점포들과 똑같았다. 수프 자체도 다른 곳과 똑같으므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수프를 먹고 있자면 제공되는 밑반찬과 국. 국은 약간 간이 센 편이었던 배추된장국이었고, 김치는 그냥 배추김치.
밥의 변형이 다양한 점포라 그것을 응용하고 싶기는 했지만, 다른 점포와 형평성(?)을 고려해 일반 돈까스 메뉴로 주문했다. 예전의 두 점포와 달리 원형의 쟁반형 그릇을 쓰고 있었는데, 다른 곳과 똑같이 돈까스 세 조각을 담아내고 있었다.
곁들이는 옆 가게와 똑같은 구성이었는데-다만 피클은 아예 안먹으니 주문 과정에서 빼달라고 했음-, 양배추채의 경우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쓰지 않는 연둣빛의 잎까지 같이 썰어주고 있었다. 양배추가 아닌 다른 채소의 채친 것도 약간 있는 것 같았는데, 뭔지 확인은 못했고.
이 곳도 돈까스 표면에 후춧가루가 간간이 보일 정도로 후추를 많이 쓰는 것 같았는데, 그렇다고 그렇게 후추맛이 강한 것도 아니었다. 코믹월드-풍월당 루트를 도느라 꽤 배가 고팠는데도 다 먹고 난 뒤의 포만감까지 다른 가게와 대동소이했고.
식사를 마치고 돈을 낸 뒤 집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지난 주처럼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내리는 바람에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약 1시간 정도를 상가 안에서 돌아다니며 '뽀개야' 했다. 여차 하면 상가 지하1층의 절반 가량을 쓰고 있는 모 대기업 브랜드의 슈퍼마켓에서 우산을 사서 쓰고 갈까 생각했는데, 어차피 소나기라면 그치기를 기다리는게 더 낫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비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이제 남은 곳은 한 군데인데, 점포의 형태도 세 곳과 다르고 수프가 아닌 찌개를 같이 내놓는다는 또 다른 독특함이 있는 곳이다. 곁들이의 독특함 외에 본메뉴의 맛은 어떨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