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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신 빈 악파(Neue Wiener Schule)' 의 3대 거두였던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1874-1951)와 알반 베르크(Alban Berg, 1885-1935), 안톤 베베른(Anton Webern, 1883-1945) 세 사람의 작품은 20세기 음악사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빠뜨릴 수 없는 '필수요소' 처럼 취급되곤 한다.

다만 아직까지 이들의 음악이-초기작 빼고-일반 대중들에게 쉽사리 다가가고 있다고 단언하기는 힘든 상황인데, 특히나 유럽 외 지역에서 더더욱 그렇다. 난해하기로 따지면 이들의 작품에 필적할 만한 말러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도 종종 그렇지만, 이들의 작품은 청자들도 어느 정도 '공부를 해야' 제대로 이해가 될 정도니 말이다.

(*가령 12음 음렬의 원형+역행+전위+역행전위 같은 기본적인 구성법을 모른다면, 이들의 중기 이후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 없다. 물론 듣는 이들 뿐 아니라 이들의 곡을 연주하거나 지휘하는 이들도 마찬가지.)

아무튼 이들이 후기 낭만-무조-12음 기법으로 차근차근 자기 계발을 하는 동안 나온 작품들은 20세기 음악의 조류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세계 각지의 음악대학이나 음악원 작곡 과정에서 반드시 분석하고 응용할 정도로 '전문적인' 영역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이 결코 다작가였던 것은 아니었는데, 가장 많이 썼다는 쇤베르크도 작품 번호 붙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모두 추산해도 100곡이 채 안된다. 셋 중 가장 금욕적이고 논리적이기로 유명했던 베베른의 경우에는 가장 적어서, CD 기준으로 여섯 장이면 다 들어갈 정도로 과작이었다.

피아노곡 영역에서도 이들이 남긴 작품은 그리 많지 않은데, 특히 독주곡으로 보면 베르크가 남긴 것은 피아노 소나타 딱 하나 뿐이다. 베베른도 작품 번호 붙은 곡은 변주곡 정도고, 수량으로 따지면 쇤베르크가 가장 많다. 이 세 사람의 피아노곡을 전부 모아도 CD 두 장 분량에 좀 못미칠 정도로 경제적(???)인 실정.

하지만 이렇게 적은 양에도 불구하고, 이들 작품도 수백 년을 이어온 조성(key)이라는 한계를 돌파하고 음악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중요하고 한 번쯤 들어보거나 연주해볼 만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신 빈 악파의 피아노곡 음반은 숫자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마우리치오 폴리니나 우치다 미츠코 정도가 좀 지명도가 있는 정도. 다양한 음색을 구현할 수 있는 관현악이나 실내악에 비하면, 피아노 한 대만으로 작곡된 곡을 일반인들이 쉽게 듣는다는 것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반증인 셈일 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전집을 구한다고 하면 이것도 꽤 골치아픈 일인데, 내가 아는 한 피아니스트 한 사람이 전집을 녹음한 것은 딱 한 종류 뿐으로 알고 있다. 그것도 서구 연주가가 아니라, 일본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다카하시 유지(高橋悠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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