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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짜장면 박물관 관람기를 쓰면서 짜장면이 아닌 것으로 끼니를 때웠다는 언급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걸 좀 쓰고자 한다.
박물관에 갔다가 헛탕치고 대창반점에서 짜장면 먹고 돌아가던 길에 눈에 띈 곳이 이 집이었다. 흔히 차이나타운에서 식사 메뉴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이 짜장면 아니면 짬뽕인데 비해, 여기는 이렇게 짜장면은 물론이고 면류나 밥류를 일체 취급하지 않는다고 써붙이고 있었다.
그래서 나흘 뒤 첫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나서 작정하고 찾아갔다. 가게 이름은 원보(元寶)였는데, 인천 차이나타운에 자리잡은 식당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여기도 화교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중국 하면 물론 온갖 산해진미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주로 식사에 집중하는 내게는 화려한 요리 보다는 면류나 밥류, 만두류 같이 한 종류만 먹어도 든든해지는 것들이 더 끌린다. 일반 중국집에서는 주로 서비스나 요리에 구색 맞추기 용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은 만두의 경우에는 조금 비중을 낮춰서 잡고 있지만, 다른 식사류 다 포기하면서 만두만 만든다는 것부터가 배짱이 있는 집인 것 같아서, 꽤 기대하고 들어갔다.
상당히 배가 고팠기 때문에, 남기더라도 맛은 다 보겠다는 욕심이 생겨 왕만두(세 개에 4000\)와 찐만두(4000\)를 동시에 시켰다. 주문하고 나니 이렇게 기본 찬이 깔렸는데, 단무지와 양파, 약간 늦게 나와 찍히는 않았지만 춘장 3종 세트와 크고 작은 덧종지 두 종류, 그리고 특이해 보이는 소스가 있었다.
뭔가 말갛게 보이는 소스였는데, 혹시 향채 같이 상당히 취향 타는 향신료가 들어있지 않으려나 하고 살짝 젓가락으로 찍어먹어봤다. 다행히 특이한 향은 없었고, 식초와 다진 마늘, 고추 등으로 맛을 낸 것으로 보였다. 물론 취향에 따라 테이블에 비치된 간장 종지로 별도의 소스를 만들 수도 있지만, 저 소스 맛이 꽤 괜찮은 편이라 초간장을 따로 만들지는 않았다.
먼저 나온 왕만두 세 개. 크기부터 꽤 압도적이었는데, 비슷한 아이디어의 야채호빵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컸다. 이걸 다 먹을 수 있을 지, 아니면 찐만두와 함께 남길 지가 걱정됐는데, 일단 주린 배를 빨리 채우라는 본능의 '의지' 부터 충족시켜야 했다.
한입 크게 베어서 쳐묵한 뒤.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배추와 깍뚝썰기한 돼지고기, 목이버섯, 당면이 큼직하게 들어 있어서 씹는 맛이 꽤 괜찮았다. 피는 두꺼웠음에도 너무 퍽퍽하거나 질기지 않아서, 과연 만두 만들기에 있어서는 자웅을 겨룰 상대가 흔치 않은 (좋은 의미로) 대륙의 기상이 엿보였다.
왕만두를 신나게 쳐묵하고 있다가 받은 찐만두. 이렇게 열 개가 1인분으로 나오는 것 같다. 겉보기에는 그냥 평범해 보였지만, 이것도 먹어 보니 또 다른 맛이었다.
한 입 베어문 뒤. 물론 짤방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씹자 마자 뜨끈한 육즙이 흐를 정도로 속맛이 괜찮았다. 물론 소롱포 정도는 아니었지만, 만두소에 두부를 넣어 육즙보다는 씹는 식감을 중시하는 한국식-엄밀히 하자면 이북식-만두와는 또 다른 타입이었다.
덕분에 고픈 배 채우라는 '의지' 는 다 먹고 말겠다는 또 다른 '의지' 가 되어 왕만두든 찐만두든 모두 남김없이 쳐묵할 수 있었다. 역시 의지가 중요하지...응???
7월에 두 번째로 갔을 때는 땡볕 내리쬐는 여름 날씨임에도 만두국을 먹고 싶어서 별미만두국(5000\)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주문했다. 겉보기에는 그냥 계란탕 국물에 물만두를 넣어 끓인 것처럼 보였고, 맛도 기본적으로는 그랬다.
하지만 이렇게 속에는 만두와 계란, 푹 익은 애호박과 당근, 양파 등 야채 외에 이렇게 새우살과 바지락, 굴 등의 해물이 들어가서 꽤 시원한 국물맛을 내고 있었다. 다만 뜨거운 국물을 들이키다 보니 쉽게 포만감이 느껴져서 첫 번째 갔을 때처럼 두 메뉴를 동시에 쳐묵할 '의지' 는 갖지 못했다.
그리고 이건 5월에 박물관에 처음 갔을 때 관람을 마치고 복래춘에 들러서 산 지단고(鷄蛋糕). 명동의 도향촌에서도 보지 못한 과자라서 한 번 시험 삼아 사먹었다. 중국어 그대로 발음하자면 지단가오가 되는데, 풀어서 쓰면 '달걀떡' 이다. 하지만 보기에는 전혀 떡같이 생기지 않고 머핀이나 카스테라처럼 생겼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밀가루나 쌀가루에 설탕과 달걀 등을 넣고 반죽해 찌거나 굽는 과자라고 한다.
한입 먹은 뒤. 물엿이 들어가 촉촉한 일본식 카스테라와 달리 약간 퍽퍽한 듯한 식감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심하게 달거나 느끼하지는 않아서, 우유나 녹차와 함께 먹으면 괜찮을 것 같다. 다만 복래춘에서는 아무래도 주로 만들어 파는 것이 공갈빵과 월병이라 그런지, 늦은 시간에 가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여기부터는 음식 얘기와는 아무 관계 없는 짤방들. 짜장면 박물관에서 박물관 이야기 뿐 아니라 과거 청나라 조계와 일본 조계에 관한 간단한 차이점 등을 들은 뒤 공자상이 있는 돌계단에서 찍었다.
이 돌계단은 조선 후기 당시에 올라가는 방향 기준으로 왼쪽이 청 조계, 오른쪽이 일본 조계를 나타내는 경계선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계단 뿐 아니라 양 쪽에 양국 특유의 작은 석탑들을 세워 조계의 국가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건 청 조계 쪽에 있는 석탑인데, 정체 불명의 새와 대나무가 조각되어 있다. 새는 모르겠지만 대나무는 어느 정도 중국 색이 있는 식물이라 새겨진 것 같다.
이건 일본 조계 쪽의 석탑. 딱 봐도 모양이 확연히 다른데, 여기에는 사슴 혹은 노루와 박쥐로 보이는 정체 불명의 생물이 새겨져 있다. 사슴 혹은 노루가 일본의 상징인 지도, 그렇다고 박쥐가 그런 건지도 도통 모르겠는데, 이건 나중에 근대건축전시관 가서 물어볼 생각이다.
오는 길에 북성동 동사무소의 쉼터에서 눈에 띈 판다 가족상. 요즘 보고 있는 애니메이션 중에 '백곰 카페' 가 있어서 눈에 띄길래 찍어 봤다. 물론 해당 애니에 나오는 판다는 실제 동물처럼 그렸다지만 날카로운 눈매는 거의 그려넣고 있지 않은데, 여기서는 그것까지 재현하는 바람에 좀 인상이 더러워 보였다. 특히 왼쪽 판다는 조폭 수준. 나의 판다는 이렇지 않아!!! 한국에서는 에버랜드에서 한 때 판다를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런 지는 모르겠다.
날이 더워서 포스팅은 커녕 지금 쓰고 있는 곡도 진척이 없는 상황인데, 포스팅이든 작곡이든 노트북에 의지하고 있다 보니 뜨뜻하게 발열되고 있는 노트북 때문에 키는 것 조차 귀찮을 지경이다. 밑에 쿨러까지 대놓고 있는 데도 이런 상황이니, 그냥 여름이 지나가기를 바랄 수밖에.
중국 하면 물론 온갖 산해진미가 유명하다고 하지만, 주로 식사에 집중하는 내게는 화려한 요리 보다는 면류나 밥류, 만두류 같이 한 종류만 먹어도 든든해지는 것들이 더 끌린다. 일반 중국집에서는 주로 서비스나 요리에 구색 맞추기 용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은 만두의 경우에는 조금 비중을 낮춰서 잡고 있지만, 다른 식사류 다 포기하면서 만두만 만든다는 것부터가 배짱이 있는 집인 것 같아서, 꽤 기대하고 들어갔다.
덕분에 고픈 배 채우라는 '의지' 는 다 먹고 말겠다는 또 다른 '의지' 가 되어 왕만두든 찐만두든 모두 남김없이 쳐묵할 수 있었다. 역시 의지가 중요하지...응???
이 돌계단은 조선 후기 당시에 올라가는 방향 기준으로 왼쪽이 청 조계, 오른쪽이 일본 조계를 나타내는 경계선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계단 뿐 아니라 양 쪽에 양국 특유의 작은 석탑들을 세워 조계의 국가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건 청 조계 쪽에 있는 석탑인데, 정체 불명의 새와 대나무가 조각되어 있다. 새는 모르겠지만 대나무는 어느 정도 중국 색이 있는 식물이라 새겨진 것 같다.
날이 더워서 포스팅은 커녕 지금 쓰고 있는 곡도 진척이 없는 상황인데, 포스팅이든 작곡이든 노트북에 의지하고 있다 보니 뜨뜻하게 발열되고 있는 노트북 때문에 키는 것 조차 귀찮을 지경이다. 밑에 쿨러까지 대놓고 있는 데도 이런 상황이니, 그냥 여름이 지나가기를 바랄 수밖에.
Posted by 머나먼정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