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정글 잡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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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잡설록 (공지 필독!!!)
by 머나먼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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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지하철역으로 다시 들어가니 그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다시 알라딘 헌책방으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목적이 이 헌책방 탐사였는데, 사실 헌책이 목적이 아니라 거기에 곁다리로 들어가는 중고음반이 목적이었다. 광주시향의 연주를 담고 있는 사가반이 혹시 있지 않을까 해서였는데, 결과적으로 첫 시도는 헛탕이 되었다.

헌책방을 나온 뒤 곧바로 광주문화예술회관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는데, 광역시라고는 하지만 버스가 오는 빈도는 그냥 일반 시 수준으로 뜸했다. 배차 간격이 10분을 넘어도 '버스 되게 안오네' 하고 불평하기 일쑤인 서울 촌놈으로서는 정말 몸에서 사리가 나오는 게 아닌가 할 정도의 인내심을 요구했고, 그렇게 탄 버스도 퇴근길의 정체 때문에 느릿느릿 움직일 뿐이었다.

어쨌든 약간 아슬아슬하게 도착했고, 공연은 제대로 챙겨볼 수 있었다. 독일에서 초빙된 크리스티안 루트비히가 단원들과의 마찰로 불명예 퇴임한 뒤 아직까지 상임 지휘자 없이 객원 지휘자와 부지휘자만이 악단을 이끌고 있는 부자연스러운 상황이라 '설마 이번 연주는 막장이 되려나' 고 우려했지만, 생각 만큼 심한 졸연은 아니었다.

지휘자로 출연한 김홍재가 상당히 박력있고 극적인 표현을 끌어내는 능력으로 유명해서인지, 악단의 연주력에서 눈에 띄는 흠결은 찾아내기 힘들었다. 다만 섬세한 표현이 요구되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1막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은 좀 거칠다는 느낌이었는데, 악단의 연주력을 다듬어줄 능력은 객원이 아니라 상임 지휘자나 음악 감독 같은 상근 포지션의 지휘자인 만큼 하루 빨리 능력있는 지휘자가 그 자리를 메꿨으면 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이 방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완수했지만, 또 다른 여정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다시 광천터미널로 돌아와 첫 방문 때 묵었던 근처의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찜질방 건물에 PC방이 있었기 때문에, 찜질방에서 체크인하기 전에 미리 지도와 교통편 등의 정보를 검색해 다음 날 어느 순서로 진행할 지 세부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물론 그렇게 짠 계획은 '계획대로' 진행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비한 시간이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결국 여행은 2박 3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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