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잡설

그 간 사모은 CD들 중 몇 장 (4).

머나먼정글 2013. 5. 31. 09:44
이스라엘 음악가라고 하면 흔히 유대인/유대계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그들을 탄압한 나치와 친했던 작곡가나 그들의 이념에 상당한 영향을 준 바그너 같은 경우에는 거의 본능적인 거부감을 보인다고 하는 편견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 이스라엘 이논이라는 지휘자는 상당히 자유로운 것 같다.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CPO나 코흐 같은 소위 '마이너 레이블' 에서 주로 녹음을 하고 있지만, 이논이 지휘해 녹음한 곡의 스펙트럼은 놀라울 정도로 흥미롭다. 요제프 탈 같은 동향인 원로 작곡가의 교향곡 전집이나 지난 번 소개한 라트하우스 교향곡 전집 같이 '저 지휘자라면 분명히 다룰 만한' 작품들도 있지만, 반대로 극렬 파시스트였고 푸치니의 미완성 오페라 '투란도트' 를 보필한 사람 정도로만 알려져 있는 프랑코 알파노라던가 이번에 소개할 나치 당원 경력이 있는 에두아르트 에어트만(Eduard Erdmann, 1896-1958)의 교향곡 전집까지 녹음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