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을 통해 꽤 뻔질나게 드나들었다고 인증을 해버렸던 방산분식도 귀국 후 언젠가 다시 찾아가 보겠다고 생각하던 집이었다. 하지만 정작 가서 먹은 것은 올해가 시작되고 며칠 지나서였는데, 거기서 귀국 후 첫 짜장면과 짬뽕을 맛볼 수 있었다.
...이렇게 면 종류는 200~300원, 밥 종류는 500원으로 인상된 가격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 가지 메뉴가 없어진 것도 눈에 띄었고. 역시 여기도 물가 인상의 벽에 부딪힌 것이 확실해 보였다. 가게 안의 모습은 작년 중순 때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음식도 다르지 않을 것을 바라고 독일에 있을 적에 참 먹고 싶었던 짜장면 곱배기를 먼저 주문했다.
역시 겉모양과 맛 모두 다를 바 없었다. 별로 달지 않고 짭짤한 짜장 맛이 특히 그랬는데, 사실 맛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할 껀덕지도 없었다. 반 년도 넘게 맛보지 못했던 짜장면이었으니까.
그리고 짬뽕도 마찬가지로 여기서 귀국 후 처음으로 맛볼 수 있었다. 물론 해물은 오징어 뿐이라는 단촐한 모양새도 마찬가지였고, 국물을 비울 수록 칼칼해지는 맛도 그랬다.
세 번째 갔을 때는 볶음밥을 먹고 싶었지만, 밥이 떨어졌다고 해서 대신 볶음국수를 주문했다. 예전에는 뜨겁고 맵고 해서 꽤 힘들게 먹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까지 화끈한 맛은 아니었다. 덕분에 어렵잖게 비워낼 수 있었지만, 그래도 설사크리는 피할 수 없었다. 매운 음식을 이제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아무튼 중화요리 고팠던 내 입과 배를 만족시키기에는 여전히 괜찮은 집이었다. 물론 아직도 먹고 싶은 것들이 남아 있는데, 우동과 간짜장, 볶음밥은 나중에 해치울 예정이다. 아무래도 상가 쪽에 있는 가게다 보니 토요일에는 좀 짧게 열고 일요일에는 쉬는 것 같으니까.
사실 서울에서 싼 것으로 따지자면 내게는 크게 두 군데가 생각난다. 바로 탑골공원 쪽과 노량진역 쪽. 물론 그 쪽 음식의 종류와 찾는 손님은 매우 차이가 많이 나는데, 노량진역 쪽은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정작 가서 먹은 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노점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떡볶이나 순대 같은 분식류나 토스트 외에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밥까지 파는 모습은 정말 흔히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그래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들어가서 먹은 곳이 두 군데였다. 하나는 오무라이스 노점이었고, 또 하나는 야채볶음밥에 이것저것 토핑해서 주는 노점이었다.
처음 갔을 때는 마침 저녁식사 시간대라, 어느 노점상이든 간에 밥먹으려고 몰려든 수험생들과 고시생들로 들어차 있었다. 그래서 자리잡기가 쉽지 않았는데, 3분 가량을 기다렸다가 구석 쪽에 간신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노점 안쪽 모습. 오무라이스 외에도 소시지나 닭강정 같은 것도 같이 팔고 있었는데, 내가 볼 때 가장 많이 나가는 것은 오무라이스였다. 보통은 2000원, 곱배기는 2500원, 보통에 소시지를 곁들이면 3000원이었는데, 노량진이 아니면 상상하기도 힘든 가격이다. 그리고 콜라는 1인당 한 잔에 한해 공짜로 마실 수 있었다.
힘들게 주문해 받은 오무라이스 보통. 길거리에서 먹는 것이기는 하지만 양배추채도 썰어주고 해서 나름대로 구색이 괜찮은 편이었다. 약간 매콤한 야채 볶음밥과 속을 넣어 돌돌 말기 직전에 얹어주는 슬라이스 치즈 때문에도 뭔가 묘한 감칠맛이 있었고.
두 번째 갔을 때는 비교적 한가한 오후 시간대여서 자리잡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이번에는 소시지를 곁들여서 먹어봤는데, 짤방이 상당히 흐릿한 편이지만 오른쪽 귀퉁이에 있는 것이 소시지다. 숟가락으로 먹기 쉽도록 이렇게 잘라서 겨자 소스를 뿌려주었는데, 소스에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오이 피클 다진 것이 들어간게 좀 걸렸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맛이었다. 물론 소시지도 맥주와 마찬가지로 원산지에서 실컷 먹고 온 관계로 내 입이 좀 '비싸진'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오무라이스 파는 노점에서 몇 발짝 떼면 오른쪽으로 나오는 골목에도 이런저런 노점들이 많이 있었다. 그 중에 야채볶음밥을 파는 노점이 두 군데 있었는데, 그 중 좀 더 안쪽에 있는 곳을 찾아가 봤다.
여기도 밥때여서 그랬는지 상당히 붐비는 모습이었다. 현수막에서 보듯이 볶음밥을 기본으로 거기에 달걀프라이나 소시지, 햄, 치즈, 햄버그 패티, 통조림 참치, 날치알 등을 얹어주는 곳이었다. 바로 옆 노점도 토핑 재료에 약간 차이는 있었지만 비슷하게 만들어서 팔고 있었다.
안쪽에는 이렇게 견본을 만들어 늘어놓고 주문할 때 참고하도록 하고 있었다. 참고로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인조 모형이 아니라 진짜 음식이었다. 왼쪽 위에 보이는 커다란 솥은 볶음밥 만들 때 쓰는 것이었고, 프라이팬은 달걀프라이를 부치거나 미리 부쳐둔 소시지나 햄 등을 다시 데울 때 쓰고 있었다.
처음 갔을 때는 야채 소시지 볶음밥 보통(2000\)을 주문했다. 이 때는 소시지가 좀 부족해서였는지 햄을 같이 얹어 주었는데, 물론 위에 주절댄 것과 마찬가지로 독일 육가공품에 길들여진 내 입맛에 좀 쌈마이하기는 했다. 하지만 매콤한 소스와 김가루 덕에 별 무리없이 꿀떡꿀떡 넘어갔다.
두 번째 갔을 때는 500원 더 비싼 야채 소시지 햄버그 볶음밥 보통(2500\)을 시켜 먹었다. 특이하게 잘게 썬 김치를 같이 넣어줬는데, 이것도 햄버그나 소시지와 같이 먹으니 나름대로 균형잡힌 맛이었다.
사실 이것도 거기서 매일 밥을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배부른 개소리일 수도 있다. 특히 돈이 궁한 고시생들은 이것 마저도 먹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말이다. 음식의 질이나 거리에 서서 먹는 특수한 상황 등은 거의 매일을 피말리는 긴장과 경쟁 속에 살고 있는 그들에게 그다지 문제가 아닐 테고, 그런 점에서 북적이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또 분위기가 다른 탑골공원 쪽과 비교해볼 수 있었다.
한창 쳐묵쳐묵하던 중에 주인 아주머니가 맛 좀 보라고 건네주신 포도 몇 알. 이렇게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게 만드는 소소한 인심도 노량진 고시촌 식당들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잘 먹는 사람이라도, 이 노점들에서 4000~6000원 정도면 정말 목구멍까지 꽉 찰 정도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이렇게 두 곳을 두 차례 드나들며 각각 4000원과 5500원으로 오무라이스와 볶음밥 두 가지를 배불리 먹을 수 있었으니까.
첫 번째 찾아갔을 때는 근처 노점에서 파는 와플로 마무리했다. 다른 곳에서는 평균 1000원, 비싸면 1500원까지도 하는 길거리 와플이 노량진에서는 아직 800원 선이다.
이외에 출국 전 독일어를 배우러 다녔던 종각역 주변도 땅값이 비싼 동네이긴 하지만, 이런저런 학원이 많은 만큼 싼 가격에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중 두 군데를 가본 잡설은 역시 다음 편에 '게속'.
변함없는 가게 앞 풍경...으로 보였지만, 예전에는 가스통에 현수막을 둘러 급조한 메뉴판이 비교적 정갈한 디자인의 것으로 바뀐 것이 크게 눈에 띄었다. 하지만 그 메뉴판도 역시...
...이렇게 면 종류는 200~300원, 밥 종류는 500원으로 인상된 가격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 가지 메뉴가 없어진 것도 눈에 띄었고. 역시 여기도 물가 인상의 벽에 부딪힌 것이 확실해 보였다. 가게 안의 모습은 작년 중순 때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음식도 다르지 않을 것을 바라고 독일에 있을 적에 참 먹고 싶었던 짜장면 곱배기를 먼저 주문했다.
역시 겉모양과 맛 모두 다를 바 없었다. 별로 달지 않고 짭짤한 짜장 맛이 특히 그랬는데, 사실 맛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할 껀덕지도 없었다. 반 년도 넘게 맛보지 못했던 짜장면이었으니까.
그리고 짬뽕도 마찬가지로 여기서 귀국 후 처음으로 맛볼 수 있었다. 물론 해물은 오징어 뿐이라는 단촐한 모양새도 마찬가지였고, 국물을 비울 수록 칼칼해지는 맛도 그랬다.
세 번째 갔을 때는 볶음밥을 먹고 싶었지만, 밥이 떨어졌다고 해서 대신 볶음국수를 주문했다. 예전에는 뜨겁고 맵고 해서 꽤 힘들게 먹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까지 화끈한 맛은 아니었다. 덕분에 어렵잖게 비워낼 수 있었지만, 그래도 설사크리는 피할 수 없었다. 매운 음식을 이제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아무튼 중화요리 고팠던 내 입과 배를 만족시키기에는 여전히 괜찮은 집이었다. 물론 아직도 먹고 싶은 것들이 남아 있는데, 우동과 간짜장, 볶음밥은 나중에 해치울 예정이다. 아무래도 상가 쪽에 있는 가게다 보니 토요일에는 좀 짧게 열고 일요일에는 쉬는 것 같으니까.
사실 서울에서 싼 것으로 따지자면 내게는 크게 두 군데가 생각난다. 바로 탑골공원 쪽과 노량진역 쪽. 물론 그 쪽 음식의 종류와 찾는 손님은 매우 차이가 많이 나는데, 노량진역 쪽은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정작 가서 먹은 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노점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떡볶이나 순대 같은 분식류나 토스트 외에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밥까지 파는 모습은 정말 흔히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그래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들어가서 먹은 곳이 두 군데였다. 하나는 오무라이스 노점이었고, 또 하나는 야채볶음밥에 이것저것 토핑해서 주는 노점이었다.
처음 갔을 때는 마침 저녁식사 시간대라, 어느 노점상이든 간에 밥먹으려고 몰려든 수험생들과 고시생들로 들어차 있었다. 그래서 자리잡기가 쉽지 않았는데, 3분 가량을 기다렸다가 구석 쪽에 간신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노점 안쪽 모습. 오무라이스 외에도 소시지나 닭강정 같은 것도 같이 팔고 있었는데, 내가 볼 때 가장 많이 나가는 것은 오무라이스였다. 보통은 2000원, 곱배기는 2500원, 보통에 소시지를 곁들이면 3000원이었는데, 노량진이 아니면 상상하기도 힘든 가격이다. 그리고 콜라는 1인당 한 잔에 한해 공짜로 마실 수 있었다.
힘들게 주문해 받은 오무라이스 보통. 길거리에서 먹는 것이기는 하지만 양배추채도 썰어주고 해서 나름대로 구색이 괜찮은 편이었다. 약간 매콤한 야채 볶음밥과 속을 넣어 돌돌 말기 직전에 얹어주는 슬라이스 치즈 때문에도 뭔가 묘한 감칠맛이 있었고.
두 번째 갔을 때는 비교적 한가한 오후 시간대여서 자리잡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이번에는 소시지를 곁들여서 먹어봤는데, 짤방이 상당히 흐릿한 편이지만 오른쪽 귀퉁이에 있는 것이 소시지다. 숟가락으로 먹기 쉽도록 이렇게 잘라서 겨자 소스를 뿌려주었는데, 소스에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오이 피클 다진 것이 들어간게 좀 걸렸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맛이었다. 물론 소시지도 맥주와 마찬가지로 원산지에서 실컷 먹고 온 관계로 내 입이 좀 '비싸진'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오무라이스 파는 노점에서 몇 발짝 떼면 오른쪽으로 나오는 골목에도 이런저런 노점들이 많이 있었다. 그 중에 야채볶음밥을 파는 노점이 두 군데 있었는데, 그 중 좀 더 안쪽에 있는 곳을 찾아가 봤다.
여기도 밥때여서 그랬는지 상당히 붐비는 모습이었다. 현수막에서 보듯이 볶음밥을 기본으로 거기에 달걀프라이나 소시지, 햄, 치즈, 햄버그 패티, 통조림 참치, 날치알 등을 얹어주는 곳이었다. 바로 옆 노점도 토핑 재료에 약간 차이는 있었지만 비슷하게 만들어서 팔고 있었다.
안쪽에는 이렇게 견본을 만들어 늘어놓고 주문할 때 참고하도록 하고 있었다. 참고로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인조 모형이 아니라 진짜 음식이었다. 왼쪽 위에 보이는 커다란 솥은 볶음밥 만들 때 쓰는 것이었고, 프라이팬은 달걀프라이를 부치거나 미리 부쳐둔 소시지나 햄 등을 다시 데울 때 쓰고 있었다.
처음 갔을 때는 야채 소시지 볶음밥 보통(2000\)을 주문했다. 이 때는 소시지가 좀 부족해서였는지 햄을 같이 얹어 주었는데, 물론 위에 주절댄 것과 마찬가지로 독일 육가공품에 길들여진 내 입맛에 좀 쌈마이하기는 했다. 하지만 매콤한 소스와 김가루 덕에 별 무리없이 꿀떡꿀떡 넘어갔다.
두 번째 갔을 때는 500원 더 비싼 야채 소시지 햄버그 볶음밥 보통(2500\)을 시켜 먹었다. 특이하게 잘게 썬 김치를 같이 넣어줬는데, 이것도 햄버그나 소시지와 같이 먹으니 나름대로 균형잡힌 맛이었다.
사실 이것도 거기서 매일 밥을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배부른 개소리일 수도 있다. 특히 돈이 궁한 고시생들은 이것 마저도 먹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말이다. 음식의 질이나 거리에 서서 먹는 특수한 상황 등은 거의 매일을 피말리는 긴장과 경쟁 속에 살고 있는 그들에게 그다지 문제가 아닐 테고, 그런 점에서 북적이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또 분위기가 다른 탑골공원 쪽과 비교해볼 수 있었다.
한창 쳐묵쳐묵하던 중에 주인 아주머니가 맛 좀 보라고 건네주신 포도 몇 알. 이렇게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게 만드는 소소한 인심도 노량진 고시촌 식당들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잘 먹는 사람이라도, 이 노점들에서 4000~6000원 정도면 정말 목구멍까지 꽉 찰 정도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이렇게 두 곳을 두 차례 드나들며 각각 4000원과 5500원으로 오무라이스와 볶음밥 두 가지를 배불리 먹을 수 있었으니까.
첫 번째 찾아갔을 때는 근처 노점에서 파는 와플로 마무리했다. 다른 곳에서는 평균 1000원, 비싸면 1500원까지도 하는 길거리 와플이 노량진에서는 아직 800원 선이다.
이외에 출국 전 독일어를 배우러 다녔던 종각역 주변도 땅값이 비싼 동네이긴 하지만, 이런저런 학원이 많은 만큼 싼 가격에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중 두 군데를 가본 잡설은 역시 다음 편에 '게속'.
Posted by 머나먼정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