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에 달걀프라이를 넣어준다더라, 양이 끝내주게 많다더라 하는 소문을 듣고 평택까지 갔다온게 어느덧 3년도 넘었다. 거리 때문에 아무래도 자주 못가게 되는게 문제지만, 일단 전철이 다닌다는 것만 해도 접근성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니라서 일단 가겠다고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 같다. 물론 왔다갔다 하면서 나가는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겠다는 '의지' 만 있으면 말이지.
아무튼 그 사이에 저 '송탄 햄버거' 에 대한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건지, 내가 찾아본 바로는 서울과 인천에 미스진 이름을 단 분점이 영업하고 있다. 그럼에도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을 가장한 근거없는 편견 속에 8월 첫 날 다시 송탄역으로 갔다.
가게 외관은 크게 달라진게 없다. 물론 메뉴판이 좀 새것처럼 디자인되어 있는 걸 빼면.
그리고 무엇보다 달라진 거라면 3년의 공백기 동안 오른 가격이 되겠다. lllorz 3년 전 갔을 때 포스팅을 보면 가장 기본적인 햄버거와 핫도그의 가격은 각각 2000원이었는데, 이제는 1000원씩 인상되어 있었다. 그나마 이건 약과고, 새우버거 같은 경우 2500→4000원으로 1500원이, 빅스테이크버거는 3000→5000원으로 2000원이 뛰었다. 두 종류의 스페셜버거도 마찬가지.
이렇게 된 탓에 이제는 저렴하다고 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다른 글들을 봐도 이런 가격 인상은 미스진 뿐 아니라 미스리 같은 주변 가게들도 마찬가지라고 하니, 경제난 앞에서는 장사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4년 전 맨 처음 갔을 때처럼 그냥 기본 햄버거와 핫도그를 주문했다.
음료수 냉장고. 예전에는 미군 PX 마냥 시중에서 보기 힘들었던 진귀한 미제 음료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이제는 국산 음료들만이 들어가 있었다. 그나마 그 중에서 좀 보기 드물어 보이는 한라봉 에이드 한 캔을 집었다. 가격은 위의 메뉴 짤방에 나와있는 것처럼 캔 당 일괄 1200원.
하도 푸짐하다는게 소문으로 돌다 보니, 손님들의 턱 단련 용으로 준비했는지 메뉴판에는 나와 있지 않은 스페셜 C 버거부터 시작해서,
이렇게 가능한 모든 토핑을 겹겹이 쑤셔넣은 듯한 미스진 탑버거라는 메뉴까지 두 종류의 특별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물론 식사는 스포츠나 과시용이 아니라는 내 입장에서는 둘 다 패스.
다른 햄버거나 핫도그도 전부 다는 아니지만, 이렇게 몇몇 메뉴의 '단면도' 를 찍은 사진도 붙어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궁상맞게 기다리다가 냉장고에서 꺼내온 캔음료와 나온 음식들을 받아 돈을 내고 가져왔다.
알루미늄 포일을 벗겨보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크기? 하도 가본 지가 오래돼서 작아졌는지 그대로인지 커졌는지는 모르겠다.
몇 입 베어먹고 또 찰칵. 뭔가 구성이 좀 초라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예전처럼 오이피클을 빼달라고 했으니 당연하지.
아무튼 하나도 아니고 이렇게 두 개를 시켜 처묵했으니 배가 안부르면 이상했을 거다. 다만 이런 포만감을 즐기려고 너무 먼 거리를 왔다갔다 하는 건 아닌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점까지 해소할 수는 없었고. 서울과 인천에 생긴 분점은 과연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려나.
돌아가는 길에 몇 장. 예전에는 마치 폐선마냥 살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던 모 군부대 인입선이었는데, 이제는 보행자도 부담없이 걸을 수 있도록 이렇게 말끔하게 정비해 놓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 간헐적으로는 쓰이는지, 철로 자체를 걷어내지는 않았다.
송탄역 쪽으로 이어지는 인입선 끝자락. 철로 주변을 정비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풀이 무성하게 자란 것을 보면 확실히 열차 운행이 자주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이게 발단이 돼서 이틀 뒤에는 또 평택으로, 그것도 구 송탄 이남으로 더 내려가서 뭔가를 처묵하고 왔다. 이건 다음에 '게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