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ExCF에 11월 23일 쓴 글이지만, 네이버 블로그 안부게시판의 '브리브리' 씨 요청으로 재탕)
'포크 크루세이더즈(Folk Crusaders. 약칭 포클)' 는 1968년 한 해만 활동하고 해체했지만, '돌아온 술꾼' 이라는 곡으로 1972년까지 싱글 판매 1위를 지켰던 일본 포크 그룹이었다. 이들은 일본 음악인들로서는 아주 드물게 당시 재일 코리안-남북 어느 쪽에도 뿌리를 박지 못한, 소위 '조선적'-들의 삶에도 관심을 가졌는데, 그 결과 노래 한 곡을 리메이크하고 이런저런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특히 조선학교 학생들은 북한 국적으로 자주 오해받은 탓에 '일본 불량배들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일부러 교복을 껄렁하게 입고 다닐(밑에 제공될 첫 번째 파일의 지휘를 맡았던 박태영 씨의 회상)' 정도였고, 지금도 이러저러한 폭행 사례가 국내에도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마츠야마 다케시라는 일본 학교의 취주악부 트럼펫 주자가 교토의 한 조선학교에 '패싸움보다는 평화적으로 할 수 있는 축구 시합' 을 제안하러 갔다가, 그 학교의 여학생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그 노래는 1957년 작품인 북한 노래 '임진강(박세영 작사/고종환 작곡)' 이었는데, 마츠야마는 그 뒤 이 곡을 친구이자 포클의 멤버였던 가토 와히코에게 들려 주었다. 당시 마츠야마도 가토도 이 곡의 작곡 연도나 작사/작곡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단지 북한에서 유행하는 신민요인줄 알고 싱글로 리메이크했다.
하지만 곧바로 총련 측에서 저작권 문제로 항의가 들어왔고, 가뜩이나 좋지 않던 북-일 관계를 고려해 음반사 측은 결국 발매를 포기해야 했다. 동시에 이 곡은 1998년까지 30년 동안 방송 금지곡으로 묶여 버렸고, 2002년에야 싱글이 다시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구와타 게이스케라던가 미야코 하루미, 릿키 같은 일본 가수들이 이 곡을 꾸준히 무대에서 불렀고, 김연자도 가요홍백전에서 2002년 월드컵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부르기도 했다.
원곡 '임진강' 은 가사가 꽤나 거친데, 1절은 마지막 구절 '임진강 흐름아 원한싣고 흐르느냐' 의 격함을 빼면 그래도 들어줄 만 하지만, 2절에 가면 꽤 문제가 되는 구절들이 속출한다. 남한은 '메마른 들판에서 풀뿌리 캐먹으며 연명하는 최빈국' 으로, 북한은 '협동벌 이삭바다가 물결 위에 춤추는' 부유한 나라로 그려지는 것은 분명히 선전 문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내리고
물(뭇)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쪽 땅 가고파도 못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강 건너 갈밭에선 갈새만 슬피울고
메마른 들판에선 풀뿌리를 캐건만
협동벌 이삭바다 물결위에 춤추니
임진강 흐름을 가르지는 못하리라
하지만 포클은 이 곡을 리메이크 하면서 가사를 훨씬 순화시켜, '임진강아 저 하늘에 무지개를 걸어주렴' 같은 유연한 노랫말로 문제되는 구절을 개사했다. 또, 포클과는 별도로 1978년 재일교포 출신으로는 처음 지휘자로 데뷰한 김홍재가 자신의 관현악 편곡으로 이 노래를 데뷰 무대에서 앵콜로 연주한 바 있었다. 이 관현악판은 국내에서도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KBS 교향악단이 연주한 바 있다.
남한에서 이 노래를 원형 그대로 듣기란 분명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놀랍게도 들을 수 있었다(!). 부암아트홀에서 진행된 '북한의 현대음악' 연주회에서 이 곡이 원본 가사 그대로 불려졌고, 지난 14일에는 일본 상공인의 아마추어 남성중창 모임인 '아애' 의 단원들이 역시 원본 가사 그대로 이 곡을 불렀다.
버전 1: 남성 4중창판
올해(2003) 11월 14일 전주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전주 시립 교향악단 제 124회 정기연주회에서 연주된 남성 4중창판. 재일 작곡가 김정철의 편곡으로 재일동포 성악 그룹 '아애(AE)' 의 단원 네 명이 불렀으며, KBS 1FM에서 실황 특집 중계방송을 한 바 있음.
버전 2: 관현악판
재일 조선적 동포 최초로 지휘자가 된 김홍재의 편곡판. 1978년 3월 22일 도쿄 시부야 공회당에서 열린 도쿄 시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특별 연주회-김홍재의 첫 공식 데뷰이기도 했다-때 초연되었으며, 이 녹음은 바로 그 때의 실황이다. 지금도 김홍재의 단골 앵콜 곡으로 즐겨 연주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KBS 교향악단이 그의 지휘로 연주한 바 있다.
버전 3: 포클 리메이크판
윗 글에 언급된 포크 크루세이더즈의 리메이크판. 위의 두 버전이 서정적이라고 한다면, 이 편곡은 그야말로 포크 풍으로 되어 있다. 또한 일본어로 번역되면서 개사도 가해졌는데, 마지막 반복구에서는 좀 어눌한 말투로 원어 가사를 일부 부르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2003.12.16)
'포크 크루세이더즈(Folk Crusaders. 약칭 포클)' 는 1968년 한 해만 활동하고 해체했지만, '돌아온 술꾼' 이라는 곡으로 1972년까지 싱글 판매 1위를 지켰던 일본 포크 그룹이었다. 이들은 일본 음악인들로서는 아주 드물게 당시 재일 코리안-남북 어느 쪽에도 뿌리를 박지 못한, 소위 '조선적'-들의 삶에도 관심을 가졌는데, 그 결과 노래 한 곡을 리메이크하고 이런저런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특히 조선학교 학생들은 북한 국적으로 자주 오해받은 탓에 '일본 불량배들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일부러 교복을 껄렁하게 입고 다닐(밑에 제공될 첫 번째 파일의 지휘를 맡았던 박태영 씨의 회상)' 정도였고, 지금도 이러저러한 폭행 사례가 국내에도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마츠야마 다케시라는 일본 학교의 취주악부 트럼펫 주자가 교토의 한 조선학교에 '패싸움보다는 평화적으로 할 수 있는 축구 시합' 을 제안하러 갔다가, 그 학교의 여학생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그 노래는 1957년 작품인 북한 노래 '임진강(박세영 작사/고종환 작곡)' 이었는데, 마츠야마는 그 뒤 이 곡을 친구이자 포클의 멤버였던 가토 와히코에게 들려 주었다. 당시 마츠야마도 가토도 이 곡의 작곡 연도나 작사/작곡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단지 북한에서 유행하는 신민요인줄 알고 싱글로 리메이크했다.
하지만 곧바로 총련 측에서 저작권 문제로 항의가 들어왔고, 가뜩이나 좋지 않던 북-일 관계를 고려해 음반사 측은 결국 발매를 포기해야 했다. 동시에 이 곡은 1998년까지 30년 동안 방송 금지곡으로 묶여 버렸고, 2002년에야 싱글이 다시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구와타 게이스케라던가 미야코 하루미, 릿키 같은 일본 가수들이 이 곡을 꾸준히 무대에서 불렀고, 김연자도 가요홍백전에서 2002년 월드컵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부르기도 했다.
원곡 '임진강' 은 가사가 꽤나 거친데, 1절은 마지막 구절 '임진강 흐름아 원한싣고 흐르느냐' 의 격함을 빼면 그래도 들어줄 만 하지만, 2절에 가면 꽤 문제가 되는 구절들이 속출한다. 남한은 '메마른 들판에서 풀뿌리 캐먹으며 연명하는 최빈국' 으로, 북한은 '협동벌 이삭바다가 물결 위에 춤추는' 부유한 나라로 그려지는 것은 분명히 선전 문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내리고
물(뭇)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쪽 땅 가고파도 못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강 건너 갈밭에선 갈새만 슬피울고
메마른 들판에선 풀뿌리를 캐건만
협동벌 이삭바다 물결위에 춤추니
임진강 흐름을 가르지는 못하리라
하지만 포클은 이 곡을 리메이크 하면서 가사를 훨씬 순화시켜, '임진강아 저 하늘에 무지개를 걸어주렴' 같은 유연한 노랫말로 문제되는 구절을 개사했다. 또, 포클과는 별도로 1978년 재일교포 출신으로는 처음 지휘자로 데뷰한 김홍재가 자신의 관현악 편곡으로 이 노래를 데뷰 무대에서 앵콜로 연주한 바 있었다. 이 관현악판은 국내에서도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KBS 교향악단이 연주한 바 있다.
남한에서 이 노래를 원형 그대로 듣기란 분명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놀랍게도 들을 수 있었다(!). 부암아트홀에서 진행된 '북한의 현대음악' 연주회에서 이 곡이 원본 가사 그대로 불려졌고, 지난 14일에는 일본 상공인의 아마추어 남성중창 모임인 '아애' 의 단원들이 역시 원본 가사 그대로 이 곡을 불렀다.
버전 1: 남성 4중창판
올해(2003) 11월 14일 전주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전주 시립 교향악단 제 124회 정기연주회에서 연주된 남성 4중창판. 재일 작곡가 김정철의 편곡으로 재일동포 성악 그룹 '아애(AE)' 의 단원 네 명이 불렀으며, KBS 1FM에서 실황 특집 중계방송을 한 바 있음.
버전 2: 관현악판
재일 조선적 동포 최초로 지휘자가 된 김홍재의 편곡판. 1978년 3월 22일 도쿄 시부야 공회당에서 열린 도쿄 시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특별 연주회-김홍재의 첫 공식 데뷰이기도 했다-때 초연되었으며, 이 녹음은 바로 그 때의 실황이다. 지금도 김홍재의 단골 앵콜 곡으로 즐겨 연주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KBS 교향악단이 그의 지휘로 연주한 바 있다.
버전 3: 포클 리메이크판
윗 글에 언급된 포크 크루세이더즈의 리메이크판. 위의 두 버전이 서정적이라고 한다면, 이 편곡은 그야말로 포크 풍으로 되어 있다. 또한 일본어로 번역되면서 개사도 가해졌는데, 마지막 반복구에서는 좀 어눌한 말투로 원어 가사를 일부 부르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2003.12.16)

(네이버) 블로그 좀 손보면서 성향 테스트라는 것을 해 보았는데, '남다른 몽상가' 라...
뭐 허구헌 날 엽기적인 패러디 거리나 찾으러 다니고 툭하면 '언어 유희' 나 하는, 육체노동과 운동에 거리가 먼 내게는 비교적 정당한 평가라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감정 또한 쉽게 헤아리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따뜻한 유대관계를 맺곤 하지요."
↑ 저 문장은 내가 생각해도 너무 한참 틀려 먹었다. '따뜻한 유대관계' 가 고작 두 명의 Fireegg Friend라는 말인가.
복잡다난한 인간이라는 동물에게는 '성향 평가' 자체가 안 먹히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w'
(네이버 블로그, 2003.12.16)
뭐 허구헌 날 엽기적인 패러디 거리나 찾으러 다니고 툭하면 '언어 유희' 나 하는, 육체노동과 운동에 거리가 먼 내게는 비교적 정당한 평가라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감정 또한 쉽게 헤아리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따뜻한 유대관계를 맺곤 하지요."
↑ 저 문장은 내가 생각해도 너무 한참 틀려 먹었다. '따뜻한 유대관계' 가 고작 두 명의 Fireegg Friend라는 말인가.
복잡다난한 인간이라는 동물에게는 '성향 평가' 자체가 안 먹히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w'
(네이버 블로그, 2003.12.16)
뉴타입이 조악한 DVD 하나 낑궈넣었다고 9500원이 된 가격 인상 쇼크를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나의 기준에 의한 명확한 거절 대상인 '스크라이드' 가 부록으로 있던 과월호도 있었고. 이번에는 '러브 히나' 1화였다.
나는 일종의 편집증이 있는 것 같다. 뉴타입도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한 권도 빼먹지 않고 사고 있는데, 내용이 마음에 들건 안들건 간에 한 권이라도 빼먹는다면 아마 굉장히 허전할 것 같다. 이러한 허영기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참 이해가 안된다.
있는 돈 없는 돈 긁어 모아보니 간신히 12500원이 모였다. 이 돈으로 뉴타입과 '천생연분(쪽보다 푸른)' 단행본 11권을 사면 천원도 남지 않는 것도 분명했고. 하지만 행운은 뜻하지 않을 때 찾아오는 법이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동대문과 가까운 이점을 최대한 보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필요도 없이, 그냥 좀 오래 걸으면 나오기 때문이다. 만화책 도매상들 중 단골집을 찾아가 목표한 것들을 주인에게 내밀었다.
"뉴타입 12월호랑 천생연분 11권이라...만원!"
엥? 뉴타입 한 권만 해도 9500원인데? 하지만 이러한 의문을 입밖에 내지도 못하고 나는 만원을 쥐어 드렸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가게를 나섰다.
그곳들은 고객이 불쌍해 보인다거나 가난해 보인다거나 해도 제값을 꼭 받는 곳들이기 때문에, 분명 주인의 착각이었을 것이다. 요즘에는 도매상마다 가격이 달라서 문제인데, 단골집이 그나마 몇백 원 싸다. 하지만 그들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어쩌면 '행운' 이 아닐 지도?
(네이버 블로그, 2003.12.15)
나는 일종의 편집증이 있는 것 같다. 뉴타입도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한 권도 빼먹지 않고 사고 있는데, 내용이 마음에 들건 안들건 간에 한 권이라도 빼먹는다면 아마 굉장히 허전할 것 같다. 이러한 허영기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참 이해가 안된다.
있는 돈 없는 돈 긁어 모아보니 간신히 12500원이 모였다. 이 돈으로 뉴타입과 '천생연분(쪽보다 푸른)' 단행본 11권을 사면 천원도 남지 않는 것도 분명했고. 하지만 행운은 뜻하지 않을 때 찾아오는 법이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동대문과 가까운 이점을 최대한 보고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필요도 없이, 그냥 좀 오래 걸으면 나오기 때문이다. 만화책 도매상들 중 단골집을 찾아가 목표한 것들을 주인에게 내밀었다.
"뉴타입 12월호랑 천생연분 11권이라...만원!"
엥? 뉴타입 한 권만 해도 9500원인데? 하지만 이러한 의문을 입밖에 내지도 못하고 나는 만원을 쥐어 드렸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가게를 나섰다.
그곳들은 고객이 불쌍해 보인다거나 가난해 보인다거나 해도 제값을 꼭 받는 곳들이기 때문에, 분명 주인의 착각이었을 것이다. 요즘에는 도매상마다 가격이 달라서 문제인데, 단골집이 그나마 몇백 원 싸다. 하지만 그들이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어쩌면 '행운' 이 아닐 지도?
(네이버 블로그, 2003.12.15)